김석천 시인 두 번째 시집 〈시의 유방〉"부드러운 은유·폭 넓은 성찰 감동적"

   
 

이리중 교장으로 정년 퇴임한 김석천 시인(75)이 두 번째 시집 <시의 유방> 을 냈다(미래문화사). 1998년 첫 시집 <세상 뱃 속에 있다가> 이후 16년 만이다.

 

‘내 시詩가 착용하고 다닐 / 브래지어를 고르느라 고민을 한다 // 젖가슴이 너무 드러나도 천하게 보이고 / 투박하게 꽁꽁 동여매 놓으면 / 민가슴같아 설렘이 없고//(중략)//가슴이 보일락말락한 크기와 /부드러운 질감이 전달될 수 있는 /그런 천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

 

시집 제목으로 따온 위 표제시에 시인의 섬세하고 조심스런 마음이 담겨 있다. “틈틈이 물을 주며 가꾸어온 시들이 제법 파랗게 함 뺌이나 자랐습니다. 이제 옮겨 심어도 될 것 같아 이앙이게 올려놓았습니다만, 잘 자랄 지 모르겠습니다.”

 

시인이 시집 발간에 이렇게 붙인 말도 같은 맥락이다.

 

시인의 고교(남성고) 친구인 류근조 시인(전 중앙대 교수)는 김 시인의 시는 ‘부드러운 은유 속에 숨은 폭넓은 성찰의 힘이 있고, 깊은 경륜이 빚어낸 시적 변주가 감동을 준다’고 해설했다.

   

“김석천의 시 전편에 포괄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특징 중의 하나는 인간이면 누구나 습관적으로 지나치는 일상적인 사건이나 장면들을 예리한 시각으로 포착하여 놓치지 않고 거기에 가리어진 본질을 시로서 형상화하여 낯설게 보여줌으로써 읽는 이로 하여금 고도의 카타르시스와 감동을 느끼게 한다”는 평을 곁들였다.

 

‘모자이크 준비’‘열쇠’‘남기고 싶은 묘비명’‘소주병의 임무’ 등 60여편의 시가 수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