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인터넷 화상전화 찾지 않는다

전주시 47곳 설치 지난해 이용실적 '0건' / 스마트폰 대중화·관리 부실로 고장 잦아

스마트폰 대중화 및 시설 관리 부실 등의 이유로 장애인 인터넷 화상전화에 대한 장애인들의 선호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장애인 편의시설 점검과 화상전화 홍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전주시에 따르면 관내 주민센터 및 구청 민원실, 소속 사업소 등 모두 47곳에 장애인 인터넷 화상전화가 비치돼 있다.

 

화상전화는 2006년 언어·청각장애인이 수화로 민원신청 및 처리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보급됐다.

 

화상전화시스템은 장애인들이 화상전화를 통해 수화로 민원내용을 전하면 수화통역센터에서 관련 내용을 다시 담당공무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지난해 전주시 장애인 화상전화를 이용한 장애인은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익산지역의 경우에도 지난해 장애인 화상전화 이용건수는 총 17건에 불과했다. 매년 수백만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이용실적은 턱없이 저조한 것.

 

이처럼 장애인 화상전화가 외면받고 이유에 대해 시민단체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관리 부실로 화상전화기의 고장이 잦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익산참여연대 관계자는 “한 주민센터를 방문했는데 인터넷 화상전화 현황도 제대로 모르고, 전화기도 고장난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며 “장애인을 위한 편의 제공의 취지는 살리면서 예산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이 전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주시는 안전행정부의 권고사항에 따라 110화상수화통역서비스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110은 기존 화상전화기 보다 배 가까이 큰 모니터 화면을 갖춰 장애인의 수화가 보다 정확히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이 전주시 측의 설명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현재 화상전화기 보다 화면이 더 큰 덕분에 장애인들의 수화가 더욱 잘 전달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적극적으로 시설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장애인단체에서는 기존의 화상전화기를 장애인들이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홍보·시설 정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북농아인협회 관계자는 “현 화상전화기의 호환, 기계노후화 문제를 푸는 것이 더 시급하다”면서 “또다른 시설을 구축하기 전에 이전 시설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전주시 관계자는 “설치 이후 오랜시간이 흐르다보니 일부 기계가 노후화된 것 같다”면서 “장애인들이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