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3시32분께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잠실 방향으로 가는 열차가 앞에 멈춰서 있던 열차를 추돌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승객 172명이 다쳤으며 중상자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현재 지하철 2호선은 을지로입구역에서 성수역까지 9개역에서 성수역 방향의 운행이 통제되고 있다.
열차에 탔던 승객들은 오후 3시 53분께 선로를 따라 전원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자들은 순천향병원, 건국대병원, 한양대병원, 백병원, 고대안암병원, 마이 크로병원, 중앙대병원, 서울대병원 등으로 옮겨졌다.
추돌한 뒷 열차 기관사 엄모(45)씨는 어깨뼈 등을 다쳐 국립의료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고 있다.
이날 사고는 앞서가던 2258 열차가 차량 이상으로 잠시 정차하고 있던 중 뒤따르던 2260 열차가 추돌해 발생했다.
후속 열차는 뒤늦게 앞 열차가 멈춰 선 상황을 파악하고 급정거했으나 뒷부분을 들이받았다.
사고 충격으로 앞 열차의 차량연결기(열차 칸끼리 연결하는 고리)가 파손됐고 후속 열차의 바퀴가 탈선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추돌 순간 차체가 조금 들렸다가 다시 내려앉으면서 2번째, 5번째 량의 바퀴 총 3개가 빠졌다"며 "객차가 분리된 상태에서 추돌됐다는 일부승객들의 진술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열차 내부에서 안내방송은 없었으며 승객들이 의자 아래 비상 레버를 조작해 손으로 문을 열고 나왔다고 승객들은 전했다.
승객들은 위험한 아무런 안내도 받지 못한 채 선로를 통해 현장을 빠져나왔다.
정수영 서울메트로 운영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진행열차가 갑자기 정지신호로 바뀌어 후속 열차가 비상 제동을 걸었으나 200m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못해 추돌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해당 선로는 곡선 선로였다"며 "앞에 정차된 열차를 보지 못한 것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열차 간 자동 안전거리 유지 장치가 고장 났을 가능성과 함께 기관사가 곡선 구간에서 정지 신호를 제대로 보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자동 안전거리 유지 장치가 고장이 났기 때문으로 추측된다"며 "해당 장치가 왜 고장이 났는지는 더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두 열차 모두 수동운전이라 앞 열차와 일정한 간격이 유지되지 않았다"며 "앞선 열차가 상왕십리역에 서 있었던 것은 정상적이었으며 후속 열차가 추돌한 상황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자동 거리유지 장치는 열차 사이의 거리가 200m이내로 들어오게 되면 자동으로 작동한다.
국토교통부는 오후 3시 55분께 세종정부청사에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성하고 철도안전감독관(3명)을 사고현장에 급파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사고 소식을 접한 뒤 현장에 도착, 사고 수습을 지휘했다.
사고 현장에는 소방인력과 경찰, 구청직원 등 213명이 투입됐으며 구급차와 소방차 등 58대가 동원됐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