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FF 중간결산] 상영 집중…매진 행렬에성공 자평

148회차 매진, 역대 최고 유료 관객 수 기대감 / 셔틀버스 지연·통역문제로 일부 관람객 원성

   
▲ 올 영화제는 세월호 참사로 모든 부대 행사를 취소하면서 결과적으로 영화에 집중하는 영화제가 됐다. 사진은 2시의 데이트 현장.
 

상영에 집중한 올 전주국제영화제가 매진 행렬 속에서 성공을 점치고 있다. 부대 행사를 치르지 않아도 지난해보다 많은 회차가 매진돼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이다.

 

6일 영화제 조직위에 따르면 지난 5일간 상영한 187회차의 79%인 148회차가 매진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73회차의 54%인 94회차의 매진과 비교할 때 25%p 높은 결과다.

 

영화제 관계자는 “휴일인 6일까지는 티켓 예매가 증가하다 평일인 7일에 잠시 주춤하고 9일부터는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역대 최고의 유료 관객 수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전주영화제는 애초 ‘영화로 마무리하는 영화제’를 내세우며 ‘7+3’을 기획했다. 7일은 축제, 3일은 영화라는 설정이었지만 세월호 참사로 모든 부대 행사를 취소하면서 결과적으로 영화에 집중하는 영화제가 됐다.

 

일부 관객과 영화인들은 이런 형태를 호평했다.

 

지난 2008년부터 매해 전주영화제를 찾았다는 황여정 씨(26·서울)는 “그 어느 때보다 영화제가 커진 느낌이어서 관객으로도 뿌듯하다”며 “그동안 부대행사로 진행하던 거리공연은 잘 보지 않았는데 올해는 영화에 집중할 수 있어 2박3일간 머물면서 10편에 가까운 영화를 봤다”고 말했다.

 

디지털 삼인삼색 ‘조류 인간’으로 전주를 찾은 신연식 감독도 “극장 밖보다 안에 사람이 차 있어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영화제 같았다”는 전언이다.

 

영화제 내부에서도 향후 방향을 놓고 “세계 유수의 영화제는 부대 행사가 없고 영화 상영과 레드카펫만 있다”는 의견과 “영화와 연계된 공연으로 축제성을 가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뉜다.

 

고석만 집행위원장은 “관객이 연휴와 함께 영화에 집중하면서 새로운 형식의 영화제를 실험하게 됐다”면서 “호불호가 갈리는 만큼 차후 의견을 수렴하고 내부적으로 논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고무적인 분위기와 달리 관람객을 위한 융통성 부족은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셔틀버스와 통역 문제가 원성을 샀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시 입장이라는 원칙이 상영관마다 다르게 적용돼 일관성이 없다는 것. 지난 3일 오후 7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열린 ‘강신주 철학 극장’의 경우 영화 ‘그레이트 뷰티’의 상영시간에 맞추지 못한 관객이 집단 항의했다. 영화제 셔틀버스로 이동한 10여명이 교통 체증으로 3~5분 늦게 도착해 영화를 관람하지 못했다. 일부 관객은 인근에서 2시간 가량 영화 상영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상영관에 들어가 강신주 박사의 강의를 들었고, 상당수는 발길을 돌렸다.

 

이들은 “일찍 출발하자고 했지만 그렇지 않아 다소 늦게 왔다”며 “영화제는 최상의 관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주최 측의 잘못을 왜 관객이 부담해야 하냐”고 불만을 터트렸다.

 

이모 씨(34)는 “자원봉사자들이 일단 기다리라며 10분 정도를 상영관 밖에서 지체하게 했고 결국 환불을 안내했다”면서 “다른 상영관에서는 상영 시작 5분 뒤에도 관객이 들어온 만큼 융통성을 발휘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영화제 관계자는 “연휴기간 전주시내의 교통 체증으로 일부 셔틀버스가 늦게 도착했지만 정시 입장이라는 원칙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일부 통역의 오역 문제도 대두됐다. 지난 2일 영화 ‘가녀린 희망’의 관객과의 대화에서는 객석의 질문에 감독이 동문서답을 하며 질문자들의 불만을 샀다. 해당 감독의 질문을 들은 객석에서는 “통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