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군산 (주)진흥주물] 차 부품 주조 기술력, 미국 군용트럭 생산업체도 인정

종업원 지주회사로 2012년 군산 둥지 / 부설연구소 설립, 품질 혁신 지속 투자 / 뿌리산업 선도 … 해외시장 진출 가속

   
▲ 군산시 오식도동에 위치한 (주)진흥주물 공장 전경.
 

뿌리산업은 자동차, 조선, IT 등 우리나라 주력산업의 기초를 튼튼히 하고 산업구조의 근간을 지탱하고 있는 기반산업이다.

 

소재를 제품과 부품으로 형상을 만들어 가공하는 금형, 주조, 용접, 소성가공, 표면처리, 열처리 등의 기초공정을 수행하는 뿌리산업의 기술력이 생산제품의 품질은 물론 국가 기술력의 척도가 된다.

 

독일과 일본 등 뿌리산업 선진국은 이들 뿌리기업들을 전통과 혁신을 기반으로 기술력을 유지 발전시키고 히든챔피언으로 육성하며 명품 강소기업으로 성장시켜 왔다. 최근 정부도 2017년까지 뿌리산업을 세계 6위 규모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이른바 3D업종으로 불리면서도 묵묵히 맡은 바 소임을 다하며 세계시장에서 당당히 기술력을 인정받아 온 대한민국 대표 뿌리기업 ‘(주)진흥주물’. 2012년 본사를 군산으로 옮긴 ‘(주)진흥주물’이 모진 세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깊은 나무로 성장해 가고 있다.

 

△작지만 강한 뿌리기업으로 성장

 

진흥주물은 1971년 인천에서 진흥주물제작소로 시작해 그동안 온갖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작지만 강한 회사로 우리나라 산업의 근간이 되는 뿌리산업을 일궈 왔다.

 

1992년 디젤엔진부품 양산을 시작해 대우중공업 계열사로 성장해 오다, 1997년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당시 공장 신축프로젝트를 담당했던 이상덕 현 대표가 직원들과 함께 경영권을 인수해 2003년 종업원 지주회사로 재탄생했다.

 

이후 어려운 여건에서도 힘든 업종이라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이른바 3D업종에서 ACE(Automatic, Clean, Easy)산업으로 바꾸기 위한 신규 주조라인 구인 구축에 주력해 왔다.

 

전통주조기술에 IT기술을 접목시킨 엔지니어링 설계기술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부품제조공정을 지켜보며 결과를 미리 예측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불량률을 획기적으로 감소시켰다.

 

또한 기술 및 품질 혁신이라는 경영비전 아래 2005년부터 부설연구소 설립으로 다양한 제조기술 개발에 나서 제조기반의 핵심기술이 주조산업이라는 것을 증명해 왔다.

 

이와 함께 타타대우상용차. 현대·기아자동차, 한국지엠, 두산인프라코어 등 국내 대기업에 자동차 및 건설기계용 고품질 주물부품 공급으로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있으며 오시코시, 크라이슬러 등에 제품을 수출해 오고 있다.

   
▲ 군산 (주)진흥주물이 생산하는 자동차 부품들.

특히 미국 방산용 차량 생산업체인 ‘오시코시’사와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독자기술로 강도와 연성이 뛰어난 ADI재질을 개발해 미군 지뢰매복방호차량(MRAP)의 핵심부품인 ‘차동기어박스’를 공급해 왔다.

 

실제 아프가니스탄에서 미 군용트럭 밑에서 지뢰가 터졌을 때 다행히 트럭 중량 차동기어의 받침대 역할을 하는 부품이 견고해 탑승자들이 화를 면하는 일이 있었다.

 

이후 해당 부품 납품업체가 대한민국의 진흥주물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진흥주물의 기술력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중소기업의 한계를 극복한 기술개발 공로로 2009년 12월 ‘제9회 주조기술경기대회’ 대통령상과 함께 21세기 주조산업을 이끌어 갈 선도기업으로 인정받았다.

 

개발 제품도 전량 미국에 수출하며 2010년 11월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수출 2000만불탑을 수상하는 등 세계시장으로 도약하고 있다.

 

△군산시대 본격 개막

 

진흥주물은 2012년 10월 군산공장을 준공하면서 곧바로 본사를 인천에서 군산으로 이전했다.

 

한국지엠과 타타대우상용차, 두산인프라코어 세아베스틸은 물론 전주 현대상용차공장이 도내에 자리하면서 상생협력을 통한 동반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였다.

 

주조공장에 이어 2013년 12월 가공공장인 군산 제2공장까지 준공되면서 본격적인 군산시대가 개막됐다.

 

총 410억원이 투자돼 오식도동 3만3058㎡의 부지에 1만376㎡ 규모로 건립된 군산공장에는 총 149명의 인원과 연간 3만6000톤(매출액 650억원)의 생산규모를 갖추었다. 2015년에는 3공장을 건립하기 위해 50억원이 추가 투자될 예정이다.

 

이로써 진흥주물은 현재 인천공장을 포함, 연간 총 6만6000톤(매출액 1200억원)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군산공장에는 최적의 조형강도를 실현하기 위한 ‘유압 스퀴즈 타입(squeeze type) ’, 에너지 절약 및 품질확보를 위한 ‘진공 믹서(mixer)’ 등 최신 설비를 갖추고 탁월한 품질 확보 및 자원순환을 위해 주형 내의 제품 냉각을 극대화 시키며 생산공정 혁신의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군산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해결해야 할 난제들도 만만치 않다.

 

숙련기술인력 채용이 쉽지 않은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으며, 바이전북과 바이군산 등을 통해 도내 완성차 업체 등에 부품소재 공급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 최근 3년 동안 5차례에 걸쳐 26% 상승한 전력요금 등 직·간접비 증가도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진흥주물은 이같은 난제들을 그동안 지속해 온 기술혁신과 품질혁신을 바탕으로 ‘혼’이 담긴 제품을 생산해 내며 헤쳐나갈 계획이다.

 

호남권 등 국내시장에 트럭 및 농기계 소재 공급기반을 구축하는 한편, 유럽시장 상용차, 북미시장 농기계와 군용트럭 디젤엔진, 일본시장 로봇과 건설장비 등 해외시장 성장전략 다변화로 성장세를 이어가는 비전을 세웠다.

 

특히 군산 본사를 중심으로 한 진흥가족문화를 토대로 기본에 충실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기술력과 생산규모를 실현해 나갈 방침이다.

 

● 이상덕 대표 "기업의 경쟁력은 사람"

   

대우중공업에서 25년을 근무한 이상덕 대표는 1997년 당시 진흥주물 공장 신축 프로젝트를 직접 지휘하는 책임자였다.

 

IMF 위기로 대우중공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자, 자식처럼 돌보며 키워 온 진흥주물도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면서 직원들과 함께 경영권을 인수받기로 했다.

 

마침내 이 대표는 2003년 2월 진흥주물을 종업원 지주회사로 재출범시켰다. 충분한 자질과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자 회사로 인식되는 것이 안타까웠고, 직접 추진했던 사업인 만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각오였다.

 

“진흥주물은 반드시 되는 회사, 성공할 수 있는 회사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일을 시작하면서 대표부터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직원들을 대하는 행동을 바꾸었습니다. 직원들과 유대감을 높이고 자신감을 불어넣으려 노력했습니다”

 

6개월이 지나면서 회사 경영상태는 점차 정상궤도를 찾아가기 시작했으며, 이 과정에서 단 한 명의 직원도 잃지 않았고 오히려 직원들이 탄탄한 동료애로 재무장하는 계기가 됐다.

 

“당시 많은 회사가 문을 닫았고, 저희도 역시 힘든 시기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함께 고생해온 직원들을 내보낼 수 없어 노경협의회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끝에 직원을 감축하지 않는 대신, 급여를 감봉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를 위해 출근시간을 오전 조는 한 두 시간 앞당기고, 오후 조는 늦추는 방식으로 전력 사용이 가장 높은 시간대를 피해가는 방식으로 경비를 줄여나갔다.

 

이 대표는 임원급 직원들에게 ‘비우는 경영’을 강조한다. 자신이 쌓아온 것과 익힌 것은 모두 물려주고 본인은 다시 채우라는 주문이다. 기업의 진정한 경쟁력은 직원 개인의 자질이 얼마나 성장하고 있느냐가 관건으로 결국 제품을 만드는 것도 사람이며, 회사의 브랜드 가치도 인재가 결정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상덕 대표는 말했다. “당장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인원을 감축했다면 위기가 지나간 이후 들어오는 주문량을 도저히 소화할 수 없었을 겁니다. 직원채용을 위해 대학을 방문할 때마다 이야기 합니다. 진흥의 다음 CEO를 찾으러 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