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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목적, 그것을 전달하는 매체가 무엇이든 글을 받는 상대방은 단시간 안에 글의 목적을 파악하고 자신에게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한다. 첫줄부터 횡설수설하는 글, 복잡한 글은 가차 없이 탈락되거나 부정적인 회신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그러나 어린 시절부터 문학적인 글쓰기에 익숙한 사람들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벽에 부딪힌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참을성이 없다. 애매한 것을 싫어하고, 분명한 것을 좋아한다. 지면은 한정되어 있다. 그렇다면 어떤 글이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가?’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에서 8년간 대통령 연설비서관으로 일했던 전주 출신의 강원국씨(52)가 <대통령의 글쓰기> 로 그 답을 냈다. 동향의 김현종씨가 대표로 있는 (주)메디치미디어에서 발간했다. 대통령의>
대우그룹 회장과 효성그룹 회장의 연설문 작성에도 참여했던 저자는 그간 체득한 글쓰기 비법을 40가지로 이 책에서 정리했다. 대부분의 글쓰기 책들이 설명과 예문으로 이루어진 반면, 이 책은 저자가 겪은 독특하고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로 엮었다.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대통령의 무수한 문장들, 위기의 순간에 발표한 연설문에 얽힌 일화들을 만날 수 있다.
‘인사 청탁하면 패가망신한다.’ 다소 과격한 글이지만, 사람들은 인사 청탁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그 의지를 단 한마디로 파악할 수 있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누구나 이해하기 쉽도록 비유법을 주로 썼다.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전진하다.’ ‘햇볕정책’ 등 머릿속으로 곧바로 그려지는 비유를 통해 쉽게 이해하도록 표현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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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는 또 연설비서관이었기에 볼 수 있었던 청와대 안의 속사정도 엿볼 수 있다. 술을 먹고 연설문을 쓰는 바람에 광복절 경축사의 꼬랑지가 잘린 사연, 대통령의 글을 받아 적기 위해 화장실에서 기어 나온 사연, 고(故) 김선일 씨 피랍사건, 대연정 제안, 2차 남북정상 회담 당시 북에서 쓴 대(對)국민 보고연설, 이라크 파병 때 쓴 연설에 관한 일화들에서 연설비서관으로서 느끼는 중압감을 볼 수 있다.
저자는 글의 목적, 대상, 전달하는 매체, 장소, 상황을 염두에 두고, ‘어떻게 해야 자신의 뜻을 상대에게 제대로 전달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써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지’에 주목했다.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메디치미디어 주간으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