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원광효도마을 노인복지센터 조정현 원장 "어르신들과 진심 담은 식사 한 끼가 진짜 복지"

어버이날 국무총리표창 받아 / 20년간 도내 노인복지 힘써 / "요양보호사 처우 개선 시급"

“노인 재가복지는 노인 복지의 꽃이라 생각합니다. 당사자에게 가장 익숙한, 실제 생활하는 곳에서 신체활동과 가사를 도움 받기 때문에 정서면에서도 매우 이상적이죠. 이것만 제대로 실현된다면 한국의 복지 문제 해결은 물론, 부자와 빈자 간의 반감도 줄어들 겁니다.”

 

지난 8일 어버이날을 맞아 국가로부터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익산시 함라면 소재 (사)원광효도마을 노인복지센터. 이곳을 11년째 이끌어 온 조정현(56) 원장은 노인재가복지에 대한 단상을 이와 같이 밝혔다. 노년에 대한 보장이 제도적으로 갖춰지면, 사람들이 안정을 느껴 사회 갈등 완화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원광효도마을은 지난 1996년 정식 사회복지법인으로 인가를 받았지만, 그보다 약 3년 앞서 노인들을 돌봐 와 올해로 근 20년 간 전북지역 노인복지에 힘쓰고 있다. 이곳을 거쳐 간 자원봉사자만 7000여명에 달하고, 도시락 27만개 지원 사업을 실시했으며, 음성 꽃동네를 제외하고는 전국에서 면적이 제일 커 대규모 자원봉사단 유치 등 굵직한 행사·사업 실행이 가능하다. 현재 이곳을 통해 돌봄을 받는 노인은 350여명 정도다. 2008년에는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특별한 이유가 있냐는 질문에 조 원장은 “20년 동안 꾸준히 규모 있게 노인 복지를 실천했고, 비교적 돈과 경영논리로부터 자유로운 재가복지센터였기 때문에 국가에서 인정한 것 같다”며 “도시락을 들고 어른들의 손을 따뜻하게 잡으며 함께 식사하는 것이 진짜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진심을 담은 한 끼 식사가 정서적으로 큰 효과가 있다는 얘기다.

 

조 원장은 노인 재가복지에 있어서 공무원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복지의 일선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의 처우 개선이 매우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요양보호사의 초봉은 1500만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악조건 속에서도 노인 분들의 아픔을 공감하며 사명감으로 일하는 분들을 보면 죄송스럽고 또 존경스럽습니다. 공직자들의 복지에 대한 인식개선이 시급해요. 원불교에서는 ‘타인의 부모도 내 부모처럼 모셔라’고 가르칩니다. 저희는 내 부모 이상으로 모셔야 잘 모시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여건이 하루 빨리 갖춰지길 기대해 봅니다.”

 

고창이 고향인 조 원장은 원불교 교무이기도 하다. 그는 미국에 원불교를 알리고 싶었지만, 발령을 익산으로 받게 됐다. 원광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재가노인복지협회장 등 공적인 직분 제의가 있었지만 본업에 충실하기 위해 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