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라켓운동의 즐거움] 박진감 넘치는 운동…스트레스'훌훌'

(1)라켓운동의 즐거움

전북일보사는 일반인들에게 다소 생소한 스쿼시 종목의 보급 확대를 위해 매주 월요일에 스쿼시 이야기를 싣기로 했다. 현재 전북도스쿼시연맹 이사를 맡고 있는 서소영씨가 맡아 연재하며 스쿼시의 운동적 특성과 운동효과 등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갈 예정이다. 서소영씨는 전주시 인후동이 본적으로 부산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제약회사에 근무하다가 현재는 완주군 이서면에서 개인약국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주비전대학교 응급구조과 외래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초등학교,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 내 별명은 양가집 규수였다. 야무진 생김새와는 다르게 체육시간만 되면 철봉 매달리기는 3초를 버티기 힘들고, 아무리 멀리 던지려 애써도 늘 발 앞에 풀썩 떨어지는 공들, 뜀틀은 넘기는 커녕 올라타지도 못하고 낑낑거리니 체육성적이 늘 ‘양’ 아니면 ‘가’였던 것이 양가집규수가 된 사연이다. 이렇듯 운동은 내게는 너무나 멀고도 어려운 길이었다.

 

생활체육이 발전하면서 아이들에게도 운동을 배우고 하고 싶었지만, 늘 망설이고 고민만 하다가 어린 시절 배운 운동은 몸이 기억하고 있어서 성인이 된 후에도 잊혀지지 않고 훨씬 능숙하게 배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드디어 몸치엄마를 뒀다는 이유로 아이들마저 운동치로 만들 수 없다는 굳은 각오로 운동 종목들을 검색했다. 전주시내 클럽과 경기장들을 살펴보면서 눈에 들어온 스쿼시, 생소하고 낯설다. 두 명의 선수가 한 코트 안에서 뛰는 라켓운동이며 눈, 비가 와도 상관없이 실내코트에서 게임이 가능하고 부상의 위험도 적다고 하니 아이들과 해볼 만하다. 생애 처음 도전한 운동인 스쿼시, 준비물은 전용 운동화와 라켓이 전부, 테니스나 배드민턴같은 다른 라켓운동에 비해 의외로 가격이 저렴해서 살림하는 여자로서 마음이 흐뭇해진다.

 

일주일 3번 1시간씩 받는 강습, 탁구공만한 까만색 고무공이 어찌나 빠른지 도대체 보이지가 않는다. 역시 운동은 내게 무리라며 좌절감이 들기도 했지만 아이보다 먼저 포기할 수는 없는 법. 제대로 된 스윙은 해보지도 못하고 까만 공을 쫓아다니기만 3개월째, 드디어 공이 보인다. 바닥을 포함한 코트의 다섯 면을 모두 사용하는 운동인지라 까만 스쿼시공은 나타났다 수시로 사라져 버리고, 공만 쫓아 코트를 이리저리 뛰다보니 어느새 폐활량과 근력이 점점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순발력이 느리다고 체육시간마다 풀죽었던 내가 이렇게 빨리 움직이고 있다니, 오 놀라워라. 그리고 라켓에 정확히 맞아서 공이 뻗어나갈 때, ‘팡’ 하고 울리는 소리는 하루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어주듯 시원하다.

 

라켓운동은 배우는데 시간이 걸려도 장점이 많다. 빠르게 움직이는 공에 집중해서 뛰어다니고 경기에 몰입하다보면 잡념이나 스트레스가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 또한 코트를 종횡무진 뛰어다니는 동안 살도 빠지고 체력이 좋아지니, 즐겁고 효과적인 운동이다. 아이들과 공을 주고받으며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매너라는 스포츠맨쉽을 배우게 되는 것은 스쿼시라는 라켓운동이 주는 또 다른 즐거움이자 고마움이다.

 

전북도스쿼시연맹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