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황산대첩 현장이 최근 TV 대하사극에서 방영되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나, 이 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드물다.
황산대첩비지 외에 별다른 관광인프라가 없기 때문이다.
전북도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추진중인 ‘이성계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역사의 현장인 황산과 피바위 등을 연계한 관광자원화 방안이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였다.
남원시내에서 20㎞ 가량 떨어진 운봉읍 화수리에는 고려말 이성계 장군이 왜구와 싸워 대승을 거둔 전적지인 ‘황산대첩비지’가 자리잡고 있다.
이 역사의 현장은 남원시로서는 매우 중요한 거점이다.
이 곳을 제대로 살려야 이성계 프로젝트와 연계한 ‘수학여행 1번지’로 도약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뭔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한 인프라가 빈약해, 1박2일 프로그램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최근 김희옥 운봉읍장, 허관 남원시 공보담당, ‘이성계 장군의 꿈을 길’을 스토리텔링한 김용근 운봉읍 계장(지리산문화디자이너)과 함께 황산(해발 695m)에 오른 것은 미흡한 인프라를 해결할 수 있는 답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됐다.
이들은 “황산은 이성계 장군이 왜구 아지발도 무리를 섬멸한 황산대첩 역사의 바로 그 현장이다. 수학여행단 및 관광객이 남원에 머물게 하기 위해서는 황산을 정비해야 한다. 가칭 ‘황산 둘레길’을 조성해 운봉읍∼황산대첩비지∼인월시장으로 연결해야 한다. 소규모 예산으로 가능한 관광인프라 조성부터 서둘러 시작해야 한다”면서 관광자원화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황산대첩 당시 왜장 아지발도와 왜군의 피가 바위를 붉게 물들였다는 전설을 지닌 피바위는 눈에 띄지 않을 뿐만아니라 접근 조차 어려웠다.
황산대첩비지에서 1㎞ 가량 거리에 위치한 피바위는 역사의 물줄기 속에서 여전히 붉은색을 띠고 있으나, 후세에 전해진 이 피바위의 관광자원화 전략에는 빨간불이 켜져 있는 상태다.
이들은 “여전히 붉은색을 띠고 있는 피바위는 관광자원으로 뛰어난 매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남원시민은 물론 외지인들이 쉽게 찾을 수 없는 도로 옆 하천에 위치해 있어,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허다하다”면서 “피바위 인근에 나무데크를 설치해 관광객들이 접근할 수 있는 관광인프라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산대첩
고려 말 우왕 6년(1380년) 8월, 왜구가 500여척의 선박을 이끌고 진포(군산과 서천 앞바다)를 통해 침입했다. 이에 고려 조정은 당시 최무선이 제조한 화약을 사용한 대포로 공격해 왜선을 모조리 불태워버렸다. 배를 잃은 왜구들은 전라도와 경상도 등 내륙지방에 들어가 약탈과 살상을 자행했다. 고려 조정은 이성계에게 왜구 토벌을 맡겼고, 이성계는 운봉 황산 일원에서 왜구를 섬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