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유괴 예방교육으로 내 아이 지켜요"

작년까지 2만3089건 접수 / 초록우산재단 인형극 선봬

# 지난 1994년 4월 27일 오후. 학교에 다녀온 뒤 ‘놀다 오겠다’던 서희영(당시 만 10세)양은 남원시 향교동 집 앞 놀이터로 달려나갔다. 해가 진 뒤에도 돌아오지 않았다. 친구들과 어디선가 놀고 있겠지 생각하고 싶었지만, 부친인 서 씨는 느낌이 좋지 않았다.

 

곧바로 인근 파출소로 달려가 실종 신고를 했다. 그러나 경찰은 3일 정도 지켜본 뒤 수사를 시작할 수 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러나 외동딸 희영이의 모습을 본 것은 그날이 마지막이었다.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지 않는 경찰을 보다 못한 서 씨는 지인의 소개로 한 방송사를 찾아갔다.

 

서 씨의 가슴 아픈 사연이 전파를 탄 것은 희영이가 실종된 지 4일 뒤인 그해 5월 1일. 어린이날을 며칠 앞둔 시점으로 서 씨의 마음은 새카맣게 타들어만 갔다. 방송이 나간 후 제보가 있었지만 큰 도움은 되지 못했다. 몇몇 제보는 장난 전화로 판명 나기도 했다. 그 이후 경찰도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섰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

 

딸의 실종 뒤 서 씨의 삶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당시 남원에서 하던 작은 여행사와 골프연습장 사업도 아이를 찾느라 접을 수밖에 없었다. 딸 아이를 잃어버린 서 씨는 뒤늦게 신학대학에 입학했다. 현재 목사로서 조그마한 교회를 개척하고 있다. 동시에 실종아동찾기협회 대표로 실종 아동 찾기에 매진하고 있다.

 

행방불명된 서희영양은 왼쪽 눈 위에 넘어져 다친 흉터가 있으며, 양쪽 귀 위쪽에 움푹 패인 자국이 있다. 귀 위쪽에 있는 자국은 일종의 유전으로, 서 씨의 한쪽 귀 윗부분에도 똑같은 자국이 있다.

 

이 같은 아동 실종사고는 매년 발생하고 있고, 서 씨처럼 아직도 행방불명된 자녀를 찾지 못한 많은 부모가 애를 태우고 있다.

 

실제 실종 아동 발생 건수와 미발견 아동 수는 전국적으로 지속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종 아동이란 보호자로부터 이탈되어 행방을 알 수 없는 18세 미만 아동을 말한다.

 

2013년 한해 동안 전국 18세 미만 아동 실종신고 접수 건수(누계)는 2만3089건이다. 전북의 경우 지난해에만 총 654건이 접수됐다. 이 중 미발견 실종 아동은 564명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실종 유괴 예방 전문 교육으로 예방하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소동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전북본부장은 “실종과 유괴에 대한 지속가능한 안전 대책은 교육과 훈련으로부터 시작된다”며 “철저한 안전 의식과 문화도 상당 부분 교육과 훈련의 반복을 통해 정착되는 만큼 앞으로도 도내 아동의 실종유괴 예방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나갈 계획이다” 고 말했다.

 

한편 초록우산 어린이 재단은 ‘실종아동의 날’(25일)을 맞아 도내 미취학 아동들의 실종 유괴 상황에 대한 인식 및 대처능력 향상 등을 위해 오는 30일부터 ‘빨간모자 꼭꼭이 인형극’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