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출신 발탁으로 PK 편중인사 해소하라

박근혜 대통령은 2012년 대선 후보 시절 대탕평인사를 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또 호남을 찾을 때마다“호남의 눈물을 닦아 주겠다”며 표심을 흔들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들어 입법·사법·행정부 수장 등 정권 핵심라인이 특정 지역 편중인사로 점철되면서 국민들은, 특히 호남 주민들은 실망감을 넘어서 기만당한 기분을 감출 수가 없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경남 하동 출신인 현직 정홍원 국무총리의 바통을 이을 새 총리 후보자로 경남 함안 태생인 안대희 전 대법관을 지난 22일 내정했다. 사법부 수장인 양승태 대법원장이 부산 토박이이고, 5대 권력기관장중 사정라인인 황찬현 감사원장은 경남 마산,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은 부산, 김진태 검찰총장은 경남 사천 출신이며,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고향이 경남 거제인 상황에서 새 총리 후보로 PK(부산·경남) 출신을 인선함으로써 대탕평 인사 기대감을 또다시 무참히 무너뜨리고 말았다.

 

차기 국회의장 후보로 부산이 고향인 새누리당 정의화의원이 23일 선출됨으로써 대통령을 빼면 국가 의전(儀典) 1위부터 5위까지 전원이 PK 출신이다. 그야말로 PK독주시대인 것이다. 청와대측은 “자리에 맞는 인사를 찾다보니 우연의 일치로 지역이 그렇게 된 것이다”며 지역편중 인사의 의도성을 부인한다. 하지만 자리에 맞는 인물이 공교롭게도 특정 지역에만 몰려 있을 리는 만무하다. 어찌보면 영남에만 자리에 맞는 인물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장기 집권해온 영남정권아래서 호남인사들이 능력에도 불구, 차별을 받아 클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권력 핵심인사들에 대한 지역편중의 폐해는 자못 크다. 다양한 지역과 부문, 세대와 계층을 망라해 다양한 여론을 수렴해 국정을 이끌어 가야 할 대통령에게 국민들의 목소리를 여과없이 전달할 통로를 비좁게 하고 상대적 소외감으로 이어지면서 국정동력마저 훼손할 우려가 적지 않다.

 

금명간 공석인 국가정보원장과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명될 예정이다. 전북 출신 김관진 국방부장관의 중용될 것이라는 하마평도 무성하다.

 

끼리 끼리 권력을 장악해 상호견제와 감시를 못하게 하는 국정운영의 편중 폐해를 차단하고 탕평과 국민통합을 위해서라도 지역안배가 절실하다.

 

박 대통령은 호남의 눈물을 닦아주겠다고 한 말의 진정성을 이번 국가안보실장·국정원장 인사에서 전북출신을 발탁함으로써 보여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