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덕진구 진북동의 한 중학교 앞 문방구에서는 200∼300원짜리 사탕 등 저가식품을 팔고 있었는데, 학교 주변의 가게에서 고저식품과 저가 불량식품을 판매하는 풍경을 찾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고 한다. 어린이 건강을 지켜주겠다며 만든 그린푸드존이 전형적인 전시행정이 된 셈이다.
그린푸드존은 2009년 8월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특별법에 따라 생긴 어린이와 청소년 건강 보호 제도다.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반경 200m 범위를 어린이식품안전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불량식품 등 각종 유해식품 판매를 제한하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런 제도가 생긴 것은 예로부터 학교 주변 구멍가게에서 설탕덩어리나 다름없는 사탕, 과자 등 불량식품이 200∼300원 정도 저가에 마구 팔리면서 어린이들 건강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또 성장기 아이들의 비만을 초래하는 고열량·저영양식품(고저식품)인 탄산음료와 과자류 등도 무분별하게 팔려 사회적 문제로 지적돼 왔다.
하지만 그린푸드존 제도를 만들어 보호구역 설정만 했을 뿐 고저식품과 저가식품 판매를 규제할 근거는 제대로 마련하지 않음에 따라 가게 업주들의 고저식품 판매 행태는 예나 지금이나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그린푸드존 내 저가식품과 고저식품 판매 금지 대상 가게는 우수지정업소로 제한돼 있다. 전주지역 그린푸드존 내 우수지정업소는 전체 305곳 가운데 7%인 21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93%의 가게에서는 고저식품을 팔든, 저가식품을 팔든 당국이 규제할 근거가 없다. 이에따라 당국은 그린푸드존 내 가게들에 대해 고저식품·저가식품 판매 금지를 권장할 뿐이고, 우회적으로 위생점검과 유통기간 단속을 통해 판매 자제를 권하고 있을 뿐이다.
당국이 식품안전보호구역까지 지정했음에도 불구, 어린이 유해식품들이 학교 주변 가게에서 아무렇지 않게 판매되고, 단속도 이뤄지지 않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당장 법을 뜯어고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못된 돈벌이를 막고, 어린이 건강을 지켜야 한다. 먹을 거리를 가지고 장난치는 짓은 용서받지 못할 큰 범죄행위다. 특히 성장기 아이들에게 불량 유해식품을 판매하는 행위에 대해 엄중 처벌하는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