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문건설협회가 최근 16개 시·도지회 모니터링단(83명)을 대상으로 ‘전문건설업 실태 및 기업경영 불편·애로사항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건설공사 하도급 시 이중계약서를 강요하거나 부당 감액을 요구하는 등 불공정 거래가 상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테면 하도급 대금지급 보증서 미교부(53.1%), 표준하도급 계약서 수정·변경 및 미사용(18.5%), 이중 계약서 강요(10.6%), 부당 감액(7%), 불공정 특약(5.3%), 산재 공상처리 강요(5.3%) 등 하도급 업체를 괴롭히는 다양한 불공정 거래 사례들이 드러났다.
사실 하도급법이 규정하고 있는 내용을 지키면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서면교부, 서류보존의 의무 △선급금 지급의무 △하도급 대금지급 의무 △설계변경에 따른 하도급 대금 조정 및 지급의무 등은 원 사업자의 의무사항이다.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금지 △물품등의 구매강제 금지 △하도급대금 부당감액의 금지 △보복조치의 금지 △부당한 대물변제의 금지 등은 원 사업자의 금지사항이다.
그런데 법대로 하지 않는 게 문제다. 이런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하도급 거래에서 원 사업자는 갑이고 하도급 업체는 을이나 마찬가지다. 을이 갑의 횡포를 거절하기는 참으로 어렵다. 하도급 업체들은 법에 저촉된다는 걸 알면서도 원 사업자의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해 불공정 요구를 수용할 수 밖에 없다. 울며 겨자 먹기 식이다.
이런 불공정 거래 행위는 경제적 약자인 하도급 업체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부실공사와 비리로 이어질 수 있어 문제다. 그럴 경우 사회문제를 야기할 수 밖에 없다. 근절돼야 마땅하다.
전북도가 관계 기관과 14개 시·군의 협조를 받아 하도급 불공정 거래 관행을 근절시키겠다고 밝혔으니 지켜볼 일이다. 또 11월부터는 건설산업기본법상 상습 체불업체의 명단 공표와 하도급 계약정보 공개, 하도급 공사의 하자담보 책임기간이 명시되는 만큼 관련 업체들의 적극적인 개선 노력도 필요하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