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낮춰서 바라보면
작은 것들이 다 보인다.
평소에 보이지 않던 많은 것들
개미새끼도 짚신벌레도
무당벌레도 자벌레까지
사랑스런 것 아름다운 것
눈을 작게 뜨고 바라보면
가까이 있는 것들 다 보인다
멀리만 보느라 보지 못한 것들
맺히는 이슬 벙그는 풀꽃
작은 돌맹이 돋는 싹 하나
사랑스러운 것 아름다운 것
△전원범 시인은 〈시문학〉 천료와 한국일보 신춘문예시조 당선으로 등단. 광주문인협회장을 지냈으며, 방정환문학상·소월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시집 〈손톱만 아프게 남아서〉 등 9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