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가죽, 바람이 되다

부채문화관, 7월 8일까지 엄재수 선자장 작품전

▲ 합죽 어피선 속살 대나무합죽 후 낙죽, 선면 유칠, 변죽 가오리피 노랑옻칠.
어피(漁皮)로 만든 부채가 전시된다.

 

전주부채문화관은 다음달 8일까지 전북무형문화재 제10호 엄재수 선자장이 만든 25점의 어피선으로 구성한 ‘바다에서 온 바람’전을 진행한다. 가오리피, 상어피, 고래피, 가오리피, 참상어피, 죽상어피, 개상어피 등 다양한 물고기 가죽을 변죽에 치장한 합죽선을 내놓았다.

 

엄재수 선자장은 5년 전부터 어피를 찾아 연구하기 시작해 지난 2012년 첫 번째 어피선을 제작한 뒤 지난해 개인전에서 한 차례 선보였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그가 제작한 어피선을 만나볼 수 있다.

 

그는 까칠까칠한 상어와 가오리의 뱃가죽을 사용해, 갈아 냈을 때 작은 원형의 무늬가 드러나도록 했다.

 

대나무를 합죽(合竹)하고 낙죽(烙竹)해 가장자리를 가오리피로 대고 옻칠을 한 부채 등을 볼 수 있다.

 

부채문화관 관계자는 “어피를 사용한 유물은 임금이나 높은 신분의 무인이 사용한 어검이나 운검, 별운검과 같은 도검이나 안경집, 도장집 등 고급 물품의 외장재로 사용됐다”며 “조선시대에 흔치 않지만 다양하게 사용된 어피는 현대 공예에서 잘 사용되지 않는 재료로 이를 이어 가는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