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화산 농가 가보니] "양파가격 폭락 한숨만 정부가 나서 줬으면…"

공급과잉 탓 저장 공간마저 없을 정도 / 1kg당 도매가 510원 그쳐'깊은 시름'

▲ 16일 완주군 화산면에서 양파농사를 짓고 있는 이연하씨가 공급과잉으로 창고에 넣을 곳이 없어 밭에 둔 양파가 젖었다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추성수기자 chss78@

완주군 화산면에서 올해 10년째 양파와 마늘 농사를 짓는 이연하(68)씨는 요즘 시름이 깊다. 양파·마늘 농사를 시작한 이래 최근 가장 작물가가 낮기 때문이다.

 

실제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양파(상품)의 경우 1㎏당 도매가격이 평균 510원을 기록했다. 평년 가격은 681원, 지난해에는 960원 선에서 형성됐다.

 

또 마늘은 난지(상품) 1㎏당 평균 2680원을 나타냈다. 평년에는 3444원, 지난해에는 2920원이었다.

 

이처럼 올해는 양파와 마늘뿐 아니라 다른 작물의 가격대도 낮게 형성되고 있다. 이는 지난 겨울이 비교적 따뜻했고, 올 봄 적시에 비가 내리는 등 기후가 좋아 생산량이 지나치게 늘었기 때문이다. 통상 겨우내 20% 정도의 농작물에 발생하는 감모·감수가 없어, ‘심은 대로 거두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 대해 전북도 관계자는 “양파와 마늘의 경우 지난해 가격대가 높게 형성돼 농가 재배 면적이 늘었는데, 올해는 기상여건 마저 좋아 생산량이 더 늘게 됐다”며 “농가 창고에 양파를 다 넣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풍년은 가격하락을 불러 농민들에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또 판로 확보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연하씨는 “올해 생산한 양파 60톤과 마늘 70망(20㎏짜리) 중 양파는 5분의 1, 마늘은 2분의 1만이 농협과 계약재배 된 것”이라며 “직접 시장에 내다 팔기는 너무 힘들어서 나머지는 뜨내기 장사꾼들에게 더 저렴하게 팔아야 하는데, 정부가 나서줬으면 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씨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정부에서 마늘 전량을 시세보다 고가에 매입했다.

 

이어 이씨는 “농협과의 계약재배 비율을 높이고 싶은데, 더 사주질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농가 계약재배 비율을 20% 이상으로 높이려 하는데 농민들이 잘 참여하지 않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장에서 모순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전북도 관계자는 “농민들이 정부 제안에 대한 역발상을 통해 파종을 결심하는 경향이 있고, 산지 유통인들 말에 의지해 생산량 조절이 쉽지 않다”며 “정부와 대책을 마련해 보겠지만, 파종을 강제할 수도 없어 매해 고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