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립중앙박물관측이 유물관리의 위험성을 이유로 익산 미륵사지 사리장엄을 직접 보관 전시하겠다고 하는 것은 출토지역 입장을 외면하는 것이다. 겉으로는 ‘체계적 보관’을 이유로 들지만 지역 문화를 중앙에 예속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최근들어 지역 출토 유물을 광역자치단체가 위임관리할 있도록 한 기존 법 조항을 개정, 국가가 직접 관리하려는 움직임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미륵사지 사리장엄은 지난 2009년 1월13일 국보 11호인 미륵사지석탑 해체 과정에서 발굴된 국보급 유물로서 그 가치가 매우 높다. 현재 국보 지정 절차가 진행 중이다. 당시 서탑에서는 사리장엄과 금제사리봉안기 등 1400년 전 백제시대의 세련된 금속가공기술과 예술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다양한 유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금제사리봉안기는 미륵사의 창건 주체와 시기, 내력 등을 알려주는 내용을 담고 있어 역사학계에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전북도는 미륵사지 유물의 가치에 주목, 익산미륵사지유물전시관을 보수하고 수장고도 확장해 전시 및 보관 준비를 마친 상태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우려하는 보관상 위험 요인이 남아 있다면 협의해 제거하면 된다. 지난해 11월27일부터 사리장엄 특별전시전을 하고 있으며, 수많은 관람객이 몰려들고 있다. 문제는 오는 11월23일까지 특별전시전이 끝나면 이들 국보급 유물들이 외부로 반출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소중한 지역 역사자원이 반출되는 것은 지역의 영혼이 빠져나가는 것과 같다.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익산국립박물관 건립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지역의 역사 문화 자산은 지역에 두는 것이 마땅하다. 중앙정부가 체계적 관리를 이유로 지역 출토 유물들을 마구 중앙으로 빼돌리면 지역은 살 수 없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역과 상생하는 문화재 정책을 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