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뒷모습

▲ 전선자
바다에 갔다, 바람 부는 날

 

바람맞아 온몸이 얼얼했다.

 

바다는 출렁거리고 심히 악다구니를 쓴다

 

날던 갈매기가 물살 따라 출렁, 리듬을 탄다

 

바람이 따귀를 쳐도 끄떡없이

 

제자리 일렬횡대로 지키는 새,

 

무엇이 희고 검다 할 것인가

 

없고 있다 할 것인가

 

생각도 없고 그저 상像만 바다 한가운데서

 

바람에 부대껴 출렁거릴 뿐

 

스치고 지나와 눈에 흔들리는 것들 모두

 

파란 바람이 아니고 무엇이랴

 

△전선자 시인은 1996년에는 〈한맥문학〉으로 등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