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거취가 23일 결정될 것이란 정치권 안팎의 관측과는 달리 다소 지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청와대나 정치권 주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 제출할 문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청안 재가를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에서 돌아온 뒤 검토키로 함에 따라 늦어도 23일엔 결단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됐으나 이날 특별한 결정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순방 뒤에)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 요청서 재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데서 변화된 게 없다”며 “(문 후보자와 관련해) 특별한 움직임으로 말할 게 없다”고 말했다. 모종의 고민이 계속되고 있을 뿐 결단이 내려지지 않았음을 밝힌 것이다.
지난 주말 내내 자택에 머물며 거취를 고심한 것으로 전해진 문 후보자도 이날 오전 출근길에서 “조용히 내 일을 하면서 기다리겠다”면서 향후 거취와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과 문 후보자 어느 쪽도 ‘결단’이라고 할 만한 것을 아직 내놓지 않은 것이다.
결국 지난 10일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지명된 이후 2주 가까이 ‘인사정국’이 장기화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청와대측에서 대통령 귀국 이후 여러 경로를 통해 문 후보자에게 자진사퇴를 강하게 설득했으나 해답을 듣지 못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 하기 위해 문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기다리는 중이라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당장 지명철회에 나설 수도 있지만 양쪽 모두 감내해야 할 내상이 만만치 않아 문 후보자에게 거취를 결정할 시간을 준 게 아니냐는 관측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문 후보자 입장에서는 해명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불명예 퇴진’하는 것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에 결국 지금은 뜸들이기를 하는 시간이라는 분석이 나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23일 청와대에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및 수석비서관 5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임명장을 받은 수석비서관은 조윤선 정무수석, 김영한 민정수석, 윤두현 홍보수석, 안종범 경제수석, 송광용 교육문화수석 비서관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