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소비는 애국이다

▲ 권택 전라북도 농업기술원 농촌지도사
어린 시절 손으로 모내기를 하면서 먹었던 들판의 밥상은 지금도 머릿속에 꿀맛으로 남아있다. 당시엔 보리를 수확하고 모내기를 하는데 온 식구가 함께하는 형편이었다.

 

농기계의 보급률은 낮고, 대형 기계는 없었다. 보통 경운기를 이용하여 논을 정비하여 이양작업을 실시했으며, 산에 있는 다랑이 논은 소를 이용하여 서래질을 하였다. 이처럼 바쁜 시절엔 농촌일로 대부분의 농업인이 근력이 떨어지는데, 모내기하는 날에는 잘 먹어야 한다며 감자를 넣어서 갈치조림을 한 반찬이 최고로 맛있었다. 지금이 감자를 수확하고 물기가 빠진 상태로 가장 맛이 있을 시기이다. 이처럼 맛있는 감자, 웰빙식품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많은 농업인이 기대감에 감자농사를 시작해서 수확해보니 너도나도 감자농사를 많이 해서 공급량이 증가하여 작년도에 비교하면 가격이 많이 낮아서 농업인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업은 국가기틀이 되는 산업으로 국민에게 안전하게 먹거리를 제공한다. 이렇게 국가를 유지할 수 있도록 안전하게 식량을 공급하는 농업인에게 우리 모두가 도움을 주므로 다시금 부메랑이 되어서 지속적으로 안정적으로 먹거리를 공급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요즘, 매실, 감자, 양파의 작황이 좋아서 생산량이 증가하여 가격이 낮게 형성돼, 농업인들이 매실의 경우에는 수확을 포기하고 있다.

 

현장에 출장을 가서 농가의 목소리를 청취해보니, 열심히 재배한 매실을 수확해서 농산물공판장에 가지고 가니, 1kg에 200원이라고 해서 그냥 들고 왔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속이 상했다. 아파트 탁구동회원이 토요일에 만나서 매실을 따자고 하는데, 잘 알고 지내는 농업인이 매실 가격이 인건비도 되지 안 해 수확을 포기했다기에 그냥 따다 먹으라고 했다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공짜로 먹는 것을 좋은 것이지만, 생산자인 농업인에게는 한 해 농사의 수입으로 가정경제를 이끌어가야 하는데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이런 농업인에게 농업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영농에 종사할 수 있도록 우리가 농산물을 많이 소비했으면 한다.

 

제철 농산물을 먹으므로 가족 구성의 건강을 얻고, 농업인에게 힘이 되고, 농업인이 지속적으로 농산물을 생산하므로 온 국민이 안정적으로 농산물을 공급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그러므로 우리농산물을 소비하는 것이 애국이다. 농업이 국가의 기반이 되는 산업으로 농업이 흔들이면 모든 산업에 영향을 주므로 국가발전에 영향이 커다란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가끔은 경제적 논리로 국가 총생산량(GDP)에서 농업생산량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적기에 농업을 간과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가을철 배추값이 폭등, 육류의 가격이 급등하면 농업에 대하여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점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농산물은 수요와 공급에 있어 탄력적으로 조절이 되지 않기에, 생산량이 많을 경우에는 적은 지출로 온 식구가 배부르게 먹고,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금년에 온가족이 저녁 야식으로 수미감자를 맛있게 삶아서 먹고, 시원한 수박으로 마무리를 하면 즐겁고 행복한 여름밤이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