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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신석정의 기념사업회 출범을 앞두고 그의 삶과 시 세계를 조망한 책이 출간됐다. 특히 미발표된 시를 통해 ‘전원 시인’이 아닌 ‘저항 시인’의 모습을 강조했다.
허소라 전 석정문학관장이 스승의 생애와 문학을 다룬 해설집 <못다 부른 목가> 를 내놓았다.(신아출판사) 못다>
그는 신석정 시의의 작품을 세 시기로 나눠 분석했다. 초기 노장사상에 심취하고 타고르·만해 등의 영향을 받아 <촛불> 에서 어머니와 함께 ‘그 먼나라’를 찾으며 자연을 동경했지만 전쟁통의 비참한 현실 속에서 별보다는 쌀을 떠올리고 이어 독재시설을 겪으며 저항의 목소리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촛불>
허 전 관장은 “일제 말기 1941~2년 많은 예술인들이 친일로 돌아섰을 때 신석정은 부안 청구원에서 원고지를 채웠다” 고 소개했다.
신석정 시인이 1942년 병석에서 쓴 ‘인도의 노래’는 그가 존경하던 타고르의 조국 인도의 상황을 빗대 조선의 현실을 나타냈다. 영국의 인도 착취를 비판하며 제국주의 일본을 떠올리게 했다.
같은 해 썼던 ‘다시 어머니 품으로 돌아가는 날’에서는 ‘어린 양 떼’와 같은 한민족이 일제의 ‘목장’이 아닌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갈 날인 독립을 확신하고 있었다.
해방 뒤 1946년에 궁핍함을 담은 ‘꽃’이라는 시에서는 ‘배가 고파 누우니 (중략) 아내, 아이, 친구의 얼굴보다 꽃처럼 탐스러운 밥이 왈칵 달려온다’고 기술해‘기아가 있는 한 지구는 영원히 별보다 더러울게다’라는 말로 <촛불> 과 <슬픈 목가> 의 판권을 쌀 두 가마니에 넘겨야 했던 시절을 그렸다. 슬픈> 촛불>
이어 신석정 시인이 1960년 서울일일신문에 교원노조를 지지하며 실은‘단식의 노래’와 1961년 ‘다가온 춘궁’을 혁신계 신문이었던 민족일보에 기고한 게 화근이 돼 5·16 군사 쿠데타 직후 전주경찰서에 구금된 필화사건도 상세히 전했다.
허 전 관장은 이와 함께 지난 1962년 일본 중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시 ‘등고’가 알려진 계기와 제주도 소년 ‘윤’이와의 인연 등의 읽을거리도 첨부했다.
그는 “석정은 한국 모범 시인이고 자연과 역사를 아우르는 사람이었다”고 예찬하고 “평생을 지역에서 활동하며 후학을 양성했다”고 회상했다.
한편 다음달 11일 오후 5시 도청 대강당에서 문학상 제정 등을 위한 (사)신석정기념사업회가 창립대회를 연 뒤 오는 10월 말께 열리는 석정문학제에서 제1회 신석정 문학상을 시상할 예정이다. 이 상은 시인의 유족이 기금을 쾌척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