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 이길여 공원을 만들자

▲ 안봉호 군산본부장
샘(泉)이란 물이 저절로 땅속에서 솟아 나오는 곳을 뜻한다.

 

큰 강물도 처음에는 산의 조그만 샘에서 시작되는 것이며 샘은 힘이나 용기 따위가 솟아나는 원천을 비유적으로 표현할 때 많이 사용된다.

 

군산에는 물질만능주의에 젖어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우리 사회의 나아가야 할 방향과 진정으로 가치 있는 삶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 깨달음을 전해주는 샘이 있다.

 

바로 아름다운 샘인 가천(嘉泉)이다.

 

가천은 2년 전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세계를 이끌어 가는 여성 150인’에 선정된 군산이 낳은 세계적인 인물인 이 길여 회장(82)의 호다.

 

대야면 태생으로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이 회장은 현재 가천대학교 총장·가천대 길병원 이사장·가천문화재단 이사장·새생명 찾아주기운동본부 이사장·가천미추홀청소년봉사단 총재 등을 맡고 있다.

 

시골 소녀에서 의료·교육·언론·문화재단의 경영자로서 우뚝 서면서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인물이다.

 

그의 오늘이 있기까지 근저(根底)에는 봉사 및 박애 그리고 ‘사람이 자산이고 희망’이라는 인간중심의 정신이 면면히 흐르고 있다.

 

그는 언제나 소외된 자의 편에 서서 인술을 펼쳐 왔고 한센 환우들의 치료와 재활 및 심장병 환자들의 무료 진료 지원 등 봉사활동을 전개해 왔다.

 

동네 미용실에 다니고 스타킹을 매니큐어로 때워 신는 등 평소 검소한 생활로 결혼조차 하지 않고 불우한 이웃의 어머니 역할을 하면서 사랑을 실천했다.

 

가난 때문에 의대를 갈 수 없는 학생들에게 입학금은 물론 등록금을 지원, 비빌언덕을 만들어 주면서 의료인의 양성에 주력해 왔다.

 

‘그동안 이룬 모든 것은 이웃과 환자들에게서 나온 것이니 만큼 이웃과 환자들을 위해 쓰여야 한다’면서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고, 현재 살고 있는 인천의 집마저 자신의 소유로 돼 있지 않다.

 

그의 샘에서는 봉사란 타인을 이롭게 하는 동시에 자신의 삶까지도 풍성하게 해 준다는 교훈이 넘쳐 흐르고 있다.

 

‘인간의 정신과 육체의 아픔을 보듬어 주는 것이 인술이 지향하는 최고의 덕목’이라는 가르침도 솟아 오르고 있다.

 

특히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인생에서 성공은 무언가를 가진 ‘소유’가 아니라 무엇을 이뤘는가라는‘성취’의 개념이라는 진정한 의미의 ‘무소유의 삶’을 깨닫게 한다.

 

이같이 맑고 깨끗한 정신적인 향기가 흐르는 샘을 이 회장의 고향인 군산에서 영원히 기려야 하지 않겠는가.

 

가천 이길여 공원의 조성에 나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공원이 조성되면 세계적인 인물을 배출한 군산의 자존감이 높아지고, 많은 사람들이 이 샘에서 꽐꽐 솟아 오르는 감로수(甘露水)를 마시기 위해 군산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샘물을 마신 후 삶에 대한 용기와 힘을 부여받은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봉사는 물론 무소유 삶의 불씨’가 지펴져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사회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쌍천(雙泉) 이영춘 의학박사가 남긴 발자취와 함께 향후 군산의 위상을 드높이는 훌륭한 자산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많은 관광객과 등산객들이 오가는 도심속에 군산시가 조속히 가천 이길여 공원을 조성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