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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표를 던졌던 정홍원 국무총리가 두달만에 다시 유임됐다.
청와대 윤두현 홍보수석은 26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시급히 추진해야 할 국정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청문회 과정에서 노출된 여러 문제들로 인해 국정공백과 국론분열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대통령은 이런 상황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어 국정공백 최소화와 국정운영 효율화를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결과 유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미 두차례나 총리 후보가 낙마한 가운데 짧은 시간에 완벽한 검증을 통해 총리 후보자를 발탁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새 인물 찾기를 포기한 셈이다.
안대희·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까지 가보지도 못하고 자진사퇴할 정도로 높아진 국민의 도덕적 기준을 만족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정홍원 국무총리 유임 결정에 일단 “고뇌에 찬 결정”이라는 논평을 했으나,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세월호 참사를 책임지고 물러나기로 한 정 총리가 유임된 결과에 대해 국민 여론이 어떨 것인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어이가 없다는 분위기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으로 사의를 표명한 정 총리를 다시 기용하면 박근혜 정부에서 세월호 책임을 지는 고위 공직자가 아무도 없게 된다는 점 때문이다. 두 차례의 낙마 사태 끝에 결국 새 인물 찾기를 보류한 것은 다가오는 7·30 재·보궐선거에서 트집을 잡히지 않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고 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바람 빠진 타이어로 자동차가 과연 갈 수 있을까”라며 “이렇게 되면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