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빗이끼벌레는 녹조를 먹고 사는 태형동물다. 투명하고 둥근 모양이고, 쉽게 부서진다. 이런 벌레가 호숫가나 강가에서 집단으로 서식하는 장면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낯설다. 큰빗이끼벌레 확산 조짐이 특히 경계되는 것은 이 벌레가 수질이 나쁜 호수와 강에서 번식하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단체들은 이 벌레의 강 확산이 4대강 사업 결과라고 지적하고 있다. 강물을 막아 유속이 느려지고 수질까지 나빠지자 주로 수질이 나쁜 호수에서 번식하는 큰빗이끼벌레가 강에서도 급격히 번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우려는 큰빗이끼벌레가 만경강에서 처음 발견되면서 더욱 커지고 있다.
전북녹색연합은 2일 만경강 백구제 수문 주변에서 큰빗이끼벌레 덩어리 수십여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녹색연합은 “수질이 악화될 대로 악화된 만경강 일대에 큰빗이끼벌레가 확산됐을 가능성이 높다. 대형보가 없는 만경강에서 큰빗이끼벌레가 발생한 것은 그만큼 만경강 수질이 악화된 것이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게다가 큰빗이끼벌레가 대량으로 번식했다가 죽어 강바닥으로 가라앉아 썩으면 수질은 더욱 나빠진다.
만경강의 수질 악화는 곧 하류지역에 예정된 새만금호 수질 악화를 의미한다. 정부는 새만금호 수질 관련 중간평가를 내년 중에 실시할 예정이다. 정부와 전라북도, 만경강·동진강 주변 지방자치단체 등이 비점오염원 차단 등 새만금수질 개선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큰빗이끼벌레가 만경강에서 발견된 것을 보면 새만금 수질 개선이 이미 가시권을 벗어나 있는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로 올 상반기 현재 만경강 백구제 수문 일대의 수질은 BOD(생물학적산소요구량) 6.6㎎/ℓ, COD(화학적산소요구량) 16.1㎎/ℓ에 달한다. 새만금호 목표 수질 3급수는 커녕 6급수 이하다.
만경강에 나타난 큰빗이끼벌레는 정부와 전라북도에 강력한 경고를 하고 있다. 당국은 만경강 수질개선에 더 많이 노력하는 한편, 새만금호 수질 개선 사업 전반에 대해 좀더 세밀한 점검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