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 어울림가정 '그룹-홈' 명암 (하) 문제점 및 대안 - 기존 경로당 이용자들 "쉴 곳 없다" 소외감 극심

입주 노인들 주인 행세에 공동생활 갈등 초래 / 빈 집 활용한 사업 추진 등 보완책 마련 필요

직장 때문에 서울에서 살고 있는 나모(59·김제시 죽산면)씨는 “시골에 어머님이 혼자 계셔 항상 걱정이었는데 그룹-홈이 생겨 마을 노인들이 같이 생활한다며 매우 좋아하셔 자식으로서 너무나 고맙고 감사하다”면서 “서울에서도 고향의 그룹-홈에 대한 자랑을 많이 하고 있으며, 주위 사람들이 매우 부러워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룹-홈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항변하는 사람들도 다수 있다. 마을 주민들끼리 묘한 파벌이 생기고, 심지어 그룹-홈 이용자들 사이에도 반목과 갈등이 있다는 것.

 

주민 최모(83·김제시 월촌동)씨는 “기존 경로당을 개·보수해 그룹-홈으로 만들어 놓으니 그룹-홈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을지 몰라도 평소 경로당에서 놀며 휴식을 취하던 다수의 노인들은 그룹-홈을 가기 싫어한다”면서 “그룹-홈이 마치 자기들 집인양 행세하는 사람들 때문에 우리 같은 사람들은 쉴 곳이 사라졌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또다른 주민 오모(80·김제시 백산면)씨는 “그룹-홈을 이용하는 사람들 사이에도 반목과 갈등이 있다”면서 “처음에는 자기들 집에서 먹을거리 등을 가져와 같이 나눠먹는 등 분위기가 좋았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누구는 뭘 가져오는데 누구는 왜 아무것도 안 가져오느냐는 식의 눈총을 줘 그룹-홈에 가기가 싫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뭐 안 가져가고 싶어서 안 가져가는 게 아니라 형편상 못 가져 가는 건데, 참으로 기분 나쁘고 자존심 상한다”면서 “그룹-홈을 이용하는 사람들 중에 나와 같은 처지를 당해본 사람들이 아마도 많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룹-홈 운영과 관련, 불만을 제기 하는 사람들은 대안으로 우선 그룹-홈을 개·보수 할 때 기존 경로당을 할 것이 아니라 요즘 시골에 많은 빈 집을 물색해 그룹-홈을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어차피 그룹-홈 운영 목적이 독거노인들의 공동 생활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경로당을 사용할 경우 기존 경로당을 이용하는 노인들은 갈 곳이 없어진다고 불만을 제기한다.

 

김제시가 현재 운영중인 그룹-홈은 전국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9월 12일에는 장옥주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 등 관계자 3명이 김제를 방문, 그룹-홈 운영 전반에 대해 보고 받고 그룹-홈 2군데를 직접 방문 하는 등, 중앙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사업이다.

 

따라서 그룹-홈이 전국적인 사업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주도면밀하게 파악한 후 개선,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