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 시대의 아파트

“저는 아파트가 좋아요. 단독주택이요? 단독은 이 나이에 관리하기도 힘들고 불편하기만 해요!”

 

70대 싱글 어르신의 아파트 예찬론이다. 관리비가 매월 10만 원에 가까워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7월부터 늘어나는 기초연금과 서둘러 가입한 주택연금 덕분에 생활비 걱정은 없다.

 

100세까지 살아야 하는 요즘, 세태 변화는 젊은이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어르신들의 생활 방식과 주거 문화, 거주 형태도 변하고 있다. 요즘 시쳇말로 어르신들이 스마트해지고 스타일리시해지고 있다.

 

우리는 주변에서 금전적인 또는 건강상의 이유, 꿈꿔 왔던 낭만의 실현 등 여러 사정으로 전원주택을 짓고 농촌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베이비부머의 은퇴는 도시 생활에 익숙한 은퇴자를 대거 양산하고 있다. 농촌에서 태어나 자랐다고 해도 가난했던 농촌 시절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고, 처자식과 함께 최근까지 생활했던 아파트와 도시를 편하게 느끼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도 사회적 변화와 요구에 따라 끊임없이 진화하고 발전한다. 요즘 새로 짓는 아파트에는 조경 시설 속에 힐링이 도입되고, 곳곳에 다양한 공동체 공간이 배치돼 있다. 또 집안 단속과 관리가 스마트폰을 통해 원격으로 이뤄지고 있다. 아파트도 진화를 거듭한 끝에 공동체 개념과 스마트 개념에 충실해지고 있는 것이다.

 

요즘 우리는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곧 진입하는 초고령화 시대의 아파트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미래의 아파트는 더욱 소형화해 노부부 등 1~2인 세대의 증가에 대비할 것이고 화장실에 지지대, 신발 신을 때의 의자, 긴급 의료 지원 체제 등 보다 노약자를 배려한 보호 개념의 아파트가 등장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주택금융공사 전북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