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 1962년 경기도 수원의 서둔동에서 개청한 이후 52년간 축적된 수많은 정보와 지식, 기술, 전 세계와의 네트워크 등 유무형의 모든 자산을 전북혁신도시내의 농업생명연구단지로 이전하게 되는 것이다.
농촌진흥청이 전북으로 이전하는 것은 단지 시설과 직원의 공간적·물리적 이동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우리나라 농업연구의 전통·정신을 새로운 연구시설과 청사에 담아 농산업 발전을 견인하고 세계적 농업연구의 중심이 될 새로운 농업연구 메카가 전라북도에서 시작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또한 전라북도 입장에서는 새로운 바이오 경제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첨단기술과의 접목으로 전통농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농산업을 미래의 성장산업으로 육성할 기회를 보다 쉽게 연계할 수 있다는데 의의가 있다. 또한 새롭게 출범한 도정의 핵심전략인 ‘사람이 찾는 농촌, 제값 받는 농업, 보람 찾는 농민’ 등 농업 삼락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도 농촌진흥청과 전라북도 도정의 상호 연계 전략은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앞으로 농촌진흥청은 바로 이곳 농업생명연구단지에서 기후변화, 식량위기, FTA 등 우리 농업이 마주한 수많은 위기에 대응함과 동시에 농생명 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이끌기 위한 첨단연구에 청의 역량을 집중하게 된다.
농촌진흥청이 전북으로 이전함에 따라 발생하는 효과를 분석한 결과로는 연간 8300억 원 이상의 생산과 2만여 명의 취업유발 효과가 발생 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러한 전망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서는 농촌진흥청과 전라북도가 다음의 몇 가지 분야에서의 협력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첫째, 도민 스스로 미래 농업에 대한 가능성과 자부심을 가지는 것이다. 선진국 중 농업이 강하지 않은 나라는 없다. 지금까지 국민의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농업과 농촌은 지속되어야 하고 농업인은 존경받아 마땅하다. 열정과 패기의 젊은이들이 미래의 전라북도 농업을 이끌 수 있도록 주변의 관심과 격려, 지원이 필요한 시기이다.
둘째, 농산업 발전을 위해 구축된 지역 내 인프라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전라북도 지역에는 농촌진흥청의 농업생명연구단지, 익산 국가 식품클러스터, 김제 민간 육종단지, 정읍 첨단과학산업단지, 새만금 등 미래 농업을 위한 중앙정부 차원의 집중적인 지원이 진행 중이다. 각각의 연구 및 산업 단지들이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 차원의 전략과 사업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경쟁력 있는 농기업체를 육성해야 한다. 바이오생명 자원을 부가가치 창출로 연계하기 위해서는 기술사업화와 산업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전북지역에 종자, 식품, 의약, 농기계 등에 관련된 농기업 육성을 위한 투자와 지원이 절실하다고 하겠다.
앞으로의 농업은 단순한 수량위주의 생산에서 벗어나 생명공학, 정보통신, 첨단소재, 인공위성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융합해서 새로운 산업으로 태어날 것이다. 이를 위해 농촌진흥청과 전라북도가 보다 구체적으로 힘과 지혜를 모아 앞으로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라승용 차장은 공공기관 지방이전 지원단장, 연구개발국장, 국립축산과학원장, 국립농업과학원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