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함께 즐기기 위한 예절] 배려와 존중 바탕에 둔 '스포츠 정신'

스쿼시는 배드민턴이나 테니스와는 달리 코트에서 혼자서도 충분히 운동이 가능하다. 시간이 있으면 언제든지 스트레이트나 발리드라이브, 백월드라이브처럼 다양한 스윙연습을 할 수 있다. 혼자서 연습할 때는 코트예절에 상관 없이 운동에 몰두할 수 있지만, 상대 선수와 게임을 할 때는 다른 스포츠 종목들처럼 예의를 지켜야한다. 특히 스쿼시는 신사의 나라라고 불리는 영국에서 시작돼서 예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데다가, 두 선수가 한 공간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상대 선수에 대한 배려없이 승부에만 목적을 두면 자칫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작년에 국제스쿼시연맹에서 주관하는 프로선수들의 경기를 볼 기회가 있었다. 첫 번째 게임이 끝나고(스쿼시 선수권 대회는 보통 5경기 3선승제로 진행된다) 게임 진행에 불만을 있었는지 한 선수가 휴식을 위해 코트 문을 열고 나갈 때 라켓을 휙 집어 던졌다. 1분 30초 후 두 번째 게임을 시작할 때 심판이 이 선수에게 conduct stroke(1점을 상대에게 주는 패널티)을 주고 0대 1 로 경기를 시작하는 것을 보고 조금 놀랐다. 스쿼시 규정집에 보면 “코트 내에서의 선수의 행동이 상대 선수, 심판, 관중들에게 위협적이거나 모욕적이었다거나 혹은 어떤 식으로든 게임을 불명예스럽게 만들었다고 심판이 판단한 경우 패널티를 받게 된다”고 적혀있는데, 심판은 이 규정을 적용한 것이다. 심판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존해야 한다는 모호함이 있긴 하지만 경기 자체에 대한 존중을 중요시하라는 스포츠정신이 떠오르면서 경기가 끝난 후의 매너까지 중요하게 생각하는 스쿼시라는 운동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게 되었다.

 

경기 시작 전의 가벼운 목례, 내 근처에 떨어진 공 주워주기, 다칠 위험이 있는 위험한 스윙은 자제하기, 상대 선수 볼의 진행과 스윙을 방해하지 않기, 실력 차이가 나는 경우는 승부보다는 지도하는 입장에서 경기하기 등 스쿼시 코트에는 어디든지 이와 같은 스쿼시 기본예절에 관한 문구가 걸려있다. 배려와 존중이 마음속에 있으면 코트안에서 어느 누구와도 즐겁게 운동할 수 있다. <끝> 전북도 스쿼시연맹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