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보장 노인들 속여 210억 가로챈 일당 적발

전북경찰, 1명 구속 11명 입건 / 6만명 피해 …1명은 목숨 끊어

   
▲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15일 브리핑룸에서 노인들을 상대로 금융사기를 벌여 210억원을 받아 챙긴 일당을 검거하고 증거물품을 공개하고 있다. ·추성수기자chss78@
 

‘고수익을 보장해주겠다’며 6만여명에 달하는 노인들의 쌈지 돈을 가로챈 유사 다단계업자들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5일 외국어 학습 동영상 사이트에 가입하면서 초기 투자금만 내면 회원 수가 늘어나는 대로 평생 동안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여 수백억원을 받아 챙긴 최모씨(47)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또 최씨를 도와 회원들을 모집한 남모씨(44) 등 11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 등은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금천구에 사무실을 차리고 최소 3만3000원만 내고 사이트 회원으로 가입해도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배모씨(65·여) 등 6만여명으로부터 모두 210억원 상당의 투자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투자자들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신규 회원들의 투자금을 앞서 가입한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으로 나눠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전주를 비롯해 서울, 인천, 광주, 포항 등 전국을 돌며 사업설명회를 열고, 60대~70대 노인들을 상대로 투자자를 모집했다. 최씨는 설명회에서 “다단계와는 달리 투자자를 모집할 필요가 없고, 회원만 가입하면 신규 회원이 가입할 때마다 수익금이 지급된다. 회원가입비에 따라 매월 최소 생계비 52만원부터 최고 7급 공무원 급여에 해당하는 250만원을 배당받을 수 있다”며 투자자들을 속인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자들은 평균 35만원 상당을 투자했으며, 많게는 1000~2000만원, 5000만원 이상을 투자하기도 했다. 투자자 정모씨(55)의 경우 지난해 10월 “2000만원을 투자했으니 돌려받으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투자자 송모씨(63·여)는 “투자한 뒤 초기에는 꼬박고박 수익금이 들어와 노후보장을 위해 좋은 투자 상품이라고 생각해 5700만원을 투자했다”면서 “이를 지인들에게 소개하고 또 지인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소개하면서 나로 인해 300여명이 이 업체에 투자했다”고 하소연했다.

 

한달수 전북청 광역수사대장은 “투자자들은 최씨의 감언이설에 속아 많은 돈을 투자해 많은 피해를 입었다”면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사기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