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 허호석
비가 오는가

 

어렴풋 꿈결인양 새벽 빗소리

 

불빛 새던 창가에

 

살며시 찾아온 뉘 발소린가

 

들릴 듯 발소리를 낮추어

 

내 곁에 나란히 눕는 새벽 빗소리

 

꿈길로 찾아오는 아련한 사람아

 

나의 빈 뜨락을 적시는 정겨움이여

 

돌돌돌 어릿한 물소리

 

꿈의 이랑을 넘치네

 

흥건히 그리움의 이랑을 넘치네.

 

△허호석 시인은 1983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 〈해살의 첫동네〉 등 15권의 저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