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자막처럼 스치는 뉴스속보와 자막이 안타까운 소식을 품고 우리를 무심히 스친다. 빗길 대형사고주의보, 휴가길 일가족 모두 교통사고로 사망, 고속도로 추돌사고로 휴가길 엉망 등등. 전북지역에서는 지난 2011년 부터 2013년 까지 최근 3년간 빗길 교통사고로 총 2700여 건이 발생하여 109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최근 들어 교통사고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해 교통안전공단이 조사해 발표한 우리지역 교통문화 수준은 낙제점이다. 말하자면 운전자의 법규준수나 행태 그리고 교통사고 정도 그리고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 등을 점수화 시켜보면 몇 개 시 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지역이 전국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엊그제 새로 출범한 자치단체장들은 해당지역의 교통문화수준을 파악이나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이제라도 파악해보고 대처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작가 윤흥길은 소설 장마에서 “한 인간의 죽음 후 멈추지 않을 것 같던 장마가 그친다”라는 결말로 작가의 고뇌를 대변하고 있다. 장마는 언젠가 그친다. 그래서 더 아름답다. 이제 우리 시대엔 재앙과 불행없이 장마를 마무리 하고 밝은 햇빛을 맞이했으면 한다.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는 계절이다. 장마철에 불현 듯 교통재해가 떠오르는 것은 아마도 우리의 교통 현실이 안타까워서였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자동차와 교통과는 동행의 길을 가야 하는 운명공동체가 되어버렸다.
매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발생한 손실액이 11조 원 이상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정신적, 경제적 전쟁을 도로위에서 치르고 있는 셈이다. 교통안전공단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교통사고를 당할 확률은 35.2%, 사망확률은 1.02%로 이는 우리나라 국민이 암에 걸린 확률(남자 34.2%, 여자 58.9%)보다 높게 나타나 교통사고의 경각심을 더해 주고 있다. 참혹했던 교통사고 현장도 며칠 후 가보면 현수막 하나만 달랑 걸려 있을 뿐 금새 잊혀져 가는 현실앞에 웬지 모르게 가슴이 아프고 답답함을 느끼곤 한다. 따지고 보면 교통사고로 희생된 모두가 우리의 형제자매요 부모자식이 아니던가!
매년 장마철만 되면 대형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빗길 운전에는 왕도가 없다. 평소보다 감속하고, 앞차와의 거리를 충분히 하고, 주간이라 할지라도 나의 모습을 알리는 전조등을 켜고 운행하면 나와 가족의 귀중한 생명을 지키는 것은 물론이고 이것이 곧 방어운전인 것이다. 본격적인 장마철과 휴가철이다. 안전과 소통을 함께 생각하며 가족의 안녕을 생각하는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 아무리 즐거운 여행도 한 번의 실수로 가정이 파괴되고 평생을 장애인으로 살아야 하는 재앙을 잊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