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의 관광객 모객을 위한 방안에 문화융성위원회와 해당 기관의 온도 차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조제에 전국 광역 시·도의 홍보관을 설치하겠다는 새만금개발청의 구상에 문화융성위 위원들은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구축을 피력했다.
새만금개발청은 지난 25일 새만금 관광 명소화를 위한 자문을 위해 문화융성위원회 김동호 위원장 일행을 초청했다. 이날 융성위 김 위원장과 송승환, 손혜원, 서동철 위원을 비롯해 김원 문화재위원회 위원과 하태석 건축가가 함께 했다.
새만금개발청은 이날 33센터에서 방조제와 2~3호 방조제 중간에 조성한 바람쉼터와 자연쉼터 등에 관광·문화를 명소화하는 방안으로 각종 해양 스포츠 대회와 락 페스티벌 유치, 경관 조경 조성을 비롯해 17개 시·도의 지역 홍보관을 만드는 구상을 밝혔다.
공원화된 쉼터와 인근에 17개 시·도의 문화예술특화공간을 만들어 각 자치단체와 연계한 기업과 예술가에게 무상으로 제공한 뒤 창작과 전시 공간으로 꾸미는 한편 각 지역 홍보와 특산물 판매장을 개설한다는 안이다.
하지만 융성위 일행은 홍보관 설치를 반대하는데 한 목소리를 냈다.
PMC프로덕션 회장인 송승환 위원은 “이렇게 하면 난개발이 될 거 같다”고 말문을 연 뒤 “올레길은 있는 그대로의 것을 개인이 엮어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화장실과 쉼터 정도를 설치하고 팔도 장터보다는 바다라는 특성을 살려 치유의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동호 위원장은 “이제껏 각종 행사에서 각 시·도의 홍보관을 많이 지었지만 성공한 것은 1개도 못 봤다”며 “결국은 난장으로 진행되다 끝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해양 레저 스포츠 대회와 락 페스티벌 등을 통해 사람을 끌어모으고 단계적으로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크로스포인트 대표인 손혜원 위원도 “새만금개발청이 내놓은 방안은 볼거리가 아니다”고 단정하고 “방조제 자체가 현대적인 멋이 있는 만큼 시·도 홍보관의 경우 방조제 가운데보다는 끝쪽에 설치하고 이와 함께 지역의 특성을 살린 볼거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절충적인 의견도 나왔다.
서울신문 논설위원인 서동철 위원은 “여기는 제주도가 아니다”고 전제하며 “인공적 자연을 만든 만큼 외국의 사례를 가져오기 보다는 새로운 콘셉트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병국 새만금개발청장은 “이곳을 찾는 관광객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마련하기 위해 좀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뒤 계획을 확정하겠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 일행은 이날 33센터를 둘러보고 새만금 상설공연인 무언극 ‘아리울 스토리’를 관람했다. ‘난타’를 제작했던 송승환 위원은 “넌버벌 공연의 제작에 대한 어려움을 잘 안다”면서도 “난타도 훌륭한 예술작품이 아니었던 것처럼 아리울 스토리도 쇼적인 측면에서 관광객이 이야기를 좀더 쉽게 이해하고 재미를 느끼도록 만들길 바란다”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