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요즘엔 삼계탕을 많이 찾는다. 삼계탕은 계절에 관계 없이 누구나 즐겨 찾는 보양식의 지존이다. 닭고기는 단백질 함유랑이 높고 지방이 적어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이다. 삼계탕에 들어있는 인삼 대추 마늘도 더위를 이기는 영양소다. 최근엔 한방삼계탕, 전복삼계탕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 삼계탕은 재료도 중요하지만 뚝배기에 뜨겁게 끓여낼 때 제 맛이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음식 중의 하나도 삼계탕이다. 삼계탕의 원조로 불리는 서울 서소문의 한 삼계탕 집은 언제 가도 일본, 중국 관광객들로 가득하다. 닭 전문업체인 하림은 일본 홍콩 대만 호주 싱가폴 태국 등 6개국에 삼계탕을 수출하고 있다. 동남아에선 삼계탕 전문점을 직접 운영하기도 한다.
삼계탕이 식품위생 점검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에 이달부터 수출된다. 축산물의 미국 진출은 삼계탕이 처음이다. 2004년 가금류 가공제품의 수출을 미국에 요구한 지 10년만이다. 수출의 문이 열리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미국 식품안전조사국의 서면조사, 2008년 현장조사 및 보완 요구, 2010년 현장 재조사 및 보완 요구, 2012년 삼계탕의 대미 수출 법적 근거 마련, 올해 3월 26일 가금제품 수출국가 목록에 한국을 추가하는 내용의 법령 개정 등 복잡한 과정을 밟았다. 하림의 문경민 이사는 “수출업체는 전북의 하림과 경기도의 마니커 두 곳인데 하림은 연간 100만 달러 어치를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계탕의 세계화는 다른 한식의 세계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AI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들에게도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세계인들이 이열치열의 심오한 뜻을 알는지 모르겠다. 뚝배기에서 우려낸 뜨거운 음식을 땀 뻘뻘 흘리며 먹은 뒤 “어이, 시원하다”고 하는 그 느낌 말이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