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통한 지역 현대사 재구성

〈아포일기 1·2〉 〈창평일기 분석〉 〈동아시아 일기…〉 / 전북대학교 SSK 개인기록연구실, 단행본 4권 출간

‘개인기록을 통한 지역현대사의 재구성’을 목표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전북대학교 ‘SSK 개인기록연구실’(책임연구원 이정덕 전북대 고고문화인류학과 교수)이 지난 3년간의 연구 성과를 모아 4권의 단행본을 한꺼번에 출간했다.

 

출간된 단행본은 새로 발굴된 개인기록 자료인 <아포일기> 1·2권과, 일기자료의 분석을 토대로 진행한 연구 성과들을 수록한 <압축근대와 농촌사회> , 동아시아 개인기록 연구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한·중·일·대만 4개국의 일기 연구자들이 모여 진행한 국제학술대회의 성과를 모은 <동아시아 일기연구와 근대의 재구성> .

 

<아포일기> 는 경북 김천시 아포읍에 거주하는 권순덕(71세)씨가 1969년부터 현재까지 45년째 써온 일기로, 한국사회의 경제개발이 추진되던 1960년대에 농촌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20대의 청년의 고민과 방황, 그리고 경제개발이 본격화되고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농촌사회가 겪게 되는 충격과 변화의 압력, 그리고 그에 대한 농촌 주민들의 대응과 순응의 과정이 잘 나타나 있다. 도시로 떠나기를 포기한 농촌청년의 성공을 위한 야망과 노력, 고생에 대한 보상을 쉽사리 제공하지 않는 사회와 정책에 대한 원망 등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연구실은 여러 지역의 일기자료를 발굴해왔으며, 그중 비교 분석의 가치가 높다고 판단되는 경북 김천의 일기를 이번에 출간했다.

 

<창평일기 분석> 은 지난해 발간했던 임실군 신평면의 농민일기인 <창평일기> 를 토대로 해방 이후 1980년대까지의 전라북도 지역현대사를 복원한 연구 작업의 결실. 해방 이후 한국전쟁기부터 1960년대의 경제개발, 그리고 1970년대 이후 새마을운동 진행 과정에서 나타난 전북지역 농촌마을의 변화를 일기자료를 토대로 지역주민의 생활세계의 수준에서 세밀하게 추적했다. 한국전쟁과 1950년대, 1960년대 이후의 국가의 개발정책, 그리고 1970년대 새마을운동의 전개 등에 따른 농촌사회의 변화, 특히 농민의 생활상의 변화를 분석하는 논문들이 수록되어 있다. 국가의 근대화정책과 개인의 삶이 만나는 현장으로서의 지역사회를 분석하고 있는 본격적인 연구서다.

 

<동아시아 일기연구와 근대의 재구성> 은 개인기록을 통해 동아시아의 압축근대 과정을 재조명한 연구논문을 모은 책. 올 4월 전북대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된 7편의 연구논문들을 묶어 출간했다. 또 ‘개인기록연구실’전임연구원인 이성호 박사 등이 4개국의 일기자료를 토대로 각국의 근대화과정과 근대성의 특성, 그리고 그 속에서 나타나는 사람들의 삶과 인식의 변화를 분석하고 있다.

 

‘SSK 개인기록연구실’은 인류학, 사회학, 경제학, 과학사, 민속학 등의 다양한 전공영역을 지닌 6명의 연구팀을 올 하반기부터 국내 지역 간 비교 및 동아시아 국가 간 비교연구로 연구 영역과 범위를 확대하기로 하고, 연구진을 11명으로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