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에서 다섯분의 어진이 중 가장 수장인 한훤당 김굉필(寒暄堂 金宏弼)선생은 스스로를 ‘소학동자(小學童子)’라고 일컬으며 자신의 모든 행동은 ‘소학’에 따르고 있다는 것을 긍지로 여겼다. 김굉필선생은 김일손, 정여립 등과 함께 김종직(金宗直)의 문하에서 ‘소학’등 공부를 했다. 이를 계기로 그는 평생동안 ‘소학’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혹자가 시사를 물으면 “소학동자가 무엇을 알겠습니까”라고 대답할 정도로 이 책에 심취하였다고 전한다.
도대체 ‘소학’은 어떠한 내용을 담고 있기에 당대의 학자가 평생동안 이에 제시된 생활 규범을 실천하기에 진력했을까? 그리고 그 어떤 점이 그로 하여금 지치주의(至治主義)에 입각한 개혁정치를 주도하도록 이끌었을까? 이 책은 한 마디로 인간 본연의 자세에 충실하되 반드시 실천에 옮길 것을 가르치고 있다.
고종말기에 사회가 혼돈되어 불법이 판을 치고 존속살해는 물론 국가를 전복 시키려는 반란군들이 횡행을 한 즉 정부에서 어찌할바를 모르고 있을 때 고종은 칙령을 내리어 지육, 덕육, 체육(智育, 德育, 體育)의 교육으로 전인교육을 주장하고 나섰다. 사회질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유·소년들에게 ‘소학’에 있는 실용학문을 통해 인간성회복을 시키는 길 밖에 없다는 것을 절감하였기 때문이었다.
지난 6일 박근혜(朴槿惠)대통령은 ‘문화육성위원회’에서 “요즘에 발생하는 세월호, 군부대내 사건 등의 발생은 인간성이탈의 행동에서 비롯된 것이다”며 전인교육을 강조하였다.
요즘 성황을 이루고 있는 영화 ‘명량’은 충무공의 사즉생(死則生:죽을 각오로 싸우면 살 수 있다) 정신으로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자 한 것이다.
사람마다 충효심과 양심은 다 있는 것이다. 정의와 불의를 모르는 사람은 없기에 불의를 저지른 사람은 숨거나 피신을 하는가하면 양심의 가책으로 자결하기도 한다. 그 근원을 더듬어보면 모두가 전인교육의 부재에서 야기된 것이다.
전인교육의 근간인 지, 덕, 체의 교육장인 공교육에서 학생권이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교육력이 약화되고, 윤리나 도덕교육 마져 수능에 반영된 비율이 미미해지면서 전인교육이 무너지고 비인간적인 사건들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부분적으로 발생한 사건처리에만 몰입하지 말고 전인교육에 심혈을 경주하여 사건의 발생을 근원적으로 예방하는 것만이 국가의 미래를 위하는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