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경찰은 지난 5월 “공사수주 등을 대가로 뇌물을 주고받은 전 자치단체장과 공기업 임원, 국토관리청 공무원, 브로커 등 18명을 입건하고 이중 6명을 구속했다”고 수사결과를 밝혀 가동보 추진 자치단체에 파문을 던졌다. 고구마 줄기 캐듯 줄줄이 드러난 것이다. 뿐 아니라 수사과정에서 도청 간부와 업체 임원이 자살해 한마디로 아연(啞然)할 따름이었다. 입찰에 따른 과거의 복마전(伏魔殿) 비리가 개선은커녕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는 사실에 도민들은 충격에서 쉽게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경찰의 칼끝이 자칫하면 언제 다시 어떻게 다가와 더 이상의 사태로 비화할지 모르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일단 공사를 보류하거나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가동보 설치공사는 대부분 사업비 60%를 국비로 지원 받는 사업이다. 도내에서는 올해 이미 발주됐거나 발주예정인 지방 하천정비사업이 56개소로서, 이들 사업의 주요 시설인 가동보를 모두 설치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처럼 일부 지자체가 사업추진을 사실상 중단함에 따라 사업목표인 재난 방지 및 수질관리에 차질을 빚게 됐다. 특히 공사가 연내 발주되지 않을 경우 각 공사장에 투입될 국비 40여억원의 국비도 반납해야 할 형편이다.
이런 마당에 공사를 머뭇거리고 망설일 이유가 없다. 지자체들은 공사를 중단하기로 손사래를 쳐서는 안 된다. 공사를 멈추는 건 직무유기로도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입찰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문제는 투명성이다. 공사발주는 금품을 주고받는 음습한 로비의 특수성이 개입될 가능성이 높아 내부 감시 시스템을 최대한 작동해야 마땅하다. 지자체들은 직원들의 근무기강부터 바로잡고, 본연의 역할에 소홀함이 없는 모습을 보여 달라. 이제라도 무엇이 지역민들에게 이익이 되는 일인지를 재고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