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은 이날 ‘회사는 근로자를 가족같이 생각하며, 노조원은 회사 일을 내일같이 해서 승객을 안전하고 친절하게 모시겠다’고 약속했다. 박종만 전북고속 노조지부장이 밝힌 “회사가 수익을 낼 수 있어야 조합원도 안정을 찾아 일과 가정에 몰두할 수 있다”는 말대로 무의미한 파업으로 인한 고통분담의 차원에서 내린 결단이 돋보인다. 게다가 이번 선언은 전북고속 노조지부가 먼저 제안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다.
현안들이 워낙 복잡 미묘하다보니 사업장의 합의가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사측도 노·사 불신을 녹여내고 노조의 눈높이에 맞는 자구 노력을 내놓았다. 황의종 전북고속 사장은 “사원복지 향상에 힘쓰고 버스이용객들의 편의 제공에 이바지 하겠다”는 것이다. 당연한 얘기라서 특이할 것도 없다. 그런데도 분쟁으로 멍들어 있는 관련 업계에 타산지석이 되고 있다. 업체의 정체성, 그리고 합리적 상식이 곳곳에서 무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 회사를 두고 가슴의 언어로 갈등의 원인을 짚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물론 갈등의 골을 메워야 한다는 주장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지만 현실적으로 실행하기 쉽지 않다. 사회구조나 조직 구성원의 의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네 편 내 편 갈라 싸우기만 하는 노·사 현장은 갈등이 반복될 뿐이다. 노조로선 ‘끝까지 버티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파업으로 실추된 회사 이미지로 인해 이용객 감소가 겹쳐 사업장이 위기에 빠지면 노조도 비켜갈 수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제 이들 업체의 ‘노·사 무분규 선언’은 새로운 노사문화의 잣대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제2, 제3의 전북고속과 전주고속이 나오길 기대한다. 더 많은 사업장들이 이 선언에 동참해야 한다.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길이기도 하다. 그동안 걸핏하면 농성과 길거리 시위로 나섰던 대중교통업체를 둘러싼 폐쇄적인 이미지도 걷어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