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금강변 6·25 전사자 유해 발굴…후배 경찰 온정성

강경署 67명 가능성 / 무궁화 허리띠 버클 등 유품 80여점 수습돼

▲ 21일 익산시 망성면 화산리 금강변에 과학수사대가 한국전쟁당시 북한군과 전투를 벌인 경찰관의 유해를 발굴하고 있다. 당시 전투에서 충남 강경경찰서 경찰관 70여명이 전사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추성수기자 chss78@

“선배께서 묻혀 있다고 생각하면서 소중하고 정성을 다해 유해 발굴 작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21일 오전 11시 전북 익산시와 충남 논산시의 경계부근의 금강변.

 

60년 넘게 펄에 묻혀 있던 선배 경찰의 유해를 발굴하는 후배 경찰들의 손길은 어느 때보다 조심스러웠다. 유골이나 유품이 발굴될 때마다 온정성을 다했다.

 

이곳은 1950년 7월 충남 강경경찰서 경찰관 170여명이 북한군에 맞서 치열하게 싸운 곳으로 당시 전투에서 경찰관 70여명이 전사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8일 낚시객의 신고로 드러나기 시작한 이곳에는 아직 정확한 숫자도 파악되지 못할 정도로 많은 유해가 계속 발견되고 있다.

 

처음 발견된 3구에서 1950년대 사용됐던 소총의 탄두가 발견돼 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유해로 추정되었고 경찰이 착용하던 허리띠가 발견되면서 ‘한국전쟁과 경찰, 유해’라는 단서에서 금강변에서 벌어진 전투 현장이었을 것으로 분석됐다.

 

당시 기록에는 1950년 7월 17일 익산 망성 금강변에서 경찰 700여명이 남하하는 북한군에 맞서 전투를 벌였고, 경찰관 67명이 전사했다고 되어 있다.

 

경찰은 이곳에서 발굴된 유해가 당시 전사한 67명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발굴지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날 발굴현장에는 익산경찰서 형사과 직원들과 전북경찰청 과학수사대(CSI) 직원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학실 직원 등 40명이 참여해 80여점의 뼈와 탄피, 탄두, 무궁화 무늬가 있는 허리띠 버클 등의 유품을 발굴했다.

 

이렇게 발굴된 유품은 당시의 상황을 파악하는데 활용되고, 유해는 국과수로 넘겨져 DNA 조사를 통해 유족에게 인계될 예정이다.

 

또한 발굴된 유골은 우선 한솔장례식장 안치 후, 유골이 군인으로 판명되면 군으로 인계하고, 일반인이면 화장한 후 행정공고를 거쳐 화장해 10~15년간 팔봉 납골당에 안치할 계획이다.

 

현장을 찾은 전석종 전북경찰청장은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호국영령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다”며 “뼈 한 점이라도 유실되지 않도록 겸손한 마음으로 유해 발굴에 임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