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을 지어주거나 설비를 공급하는 산업으로 설계·시공에서부터 유지보수 등 제조와 서비스가 복합된 플랜트 산업.
플랜트를 수주하면 생산 설비와 부품까지 조달·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플랜트 산업은 국가의 기술력과 산업 수준까지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되는 산업의 집합체이다.
소규모 건설업으로 시작해 화학·발전 분야 전문 플랜트 업체를 목표로 지난 2008년 법인을 설립한 이후 한 계단씩 오르며 7년 만에 해외 플랜트 시장 진입에 성공한 ‘(주)에이치비 강구조(대표 서선교)’
전문 플랜트 업체를 향해 성장해 가며 군산국가산업단지에 수출 전진기지를 마련한 ‘에이치비 강구조’ 군산공장을 찾아 그들의 꿈과 가능성에 대해 들어봤다.
△설계-제작-설치까지 통합공정 실현
(주)에이치비 강구조는 지난해 7월 60억원을 투자해 군산 오식도동에 설립한 면적 3만5979㎡의 군산공장에 1만31㎡의 공장동과 2400㎡의 도장장 등이 설치되면서 에이치-빔 제단가공 월 최대 2000톤, 용접 및 2차 가공 월 최대 1400톤의 생산 규모를 갖추었다.
2008년 법인 설립 당시, 서선교 대표와 성치수 군산공장장 등이 의기투합해 10년 내에 중견기업으로 성장해 코스닥에 상장해 보자며 충남 공주 탄천면에 공장을 마련하고 사업을 시작한지 6년만이었다.
이곳에서는 플랜트 건설의 뼈대라 할 수 있는 대형 철 구조물을 가공 제작해 건설현장으로 보내고 있다.
3D 설계 프로그램으로 직접 구조물을 설계 제작해 도장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현장에서 설치까지 마무리하는 시스템이다.
프로그램 설계로 구조기술이 반영된 설계도면 제작과 그에 따른 제작과 마감까지 진행할 수 있는 통합공정 실행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여느 강구조물 업체들과는 달리 도장장 허가까지 취득해 운영하고 있으며, 도장 전 공정으로 미세한 철재 구슬을 고압으로 분사해 녹과 이물질 등을 털어내는 쇼트룸까지 갖추고 있다.
원자재 관리는 우직하리만큼 철저하다. 국내 제강회사의 KS인증 제품이 아니면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때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이나 비인증 제품으로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입찰경쟁에 나선 타 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하지만, 제품의 질을 위해서는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직원들의 높은 기술력으로 생산공정을 최적화하면서 제조원가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이를 위해 숙련된 기술자가 있다는 소리를 들으면 삼고초려라도 해서 반드시 영입한다.
뿐만 아니라 소규모 가공 등 단순과정마저도 외주를 주지 않고 자체 소화하면서 책임 시공을 보증하고 있다.
이 같은 품질관리 노력으로 지난 2011년 ISO 9001 인증으로 품질경영시스템을 인정받았으며, 특히 군산공장은 지난 6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철강구조물 제작공장으로 건축분야 공장인증까지 받았다.
‘철강구조물 공장인증제도’는 국토교통부가 공장규모, 기술인력, 제작시설 및 품질관리시스템 등을 심사해 제작능력에 따라 등급을 부여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도 교량분야 20여곳, 건축분야 30여곳 등 총 50여곳에 불과해 높은 가치를 지닌다.
△신뢰 경영으로 해외시장 ‘첫발’
‘에이치비 강구조’의 출발도 여느 소규모 철구조물 가공업체와 별반 다를 바 없었다.
창업 초기 작은 공사현장이라도 눈에 띄면 5000만원짜리 일반건축물이라도 수주하게 해달라고 통사정하던 일이 다반사였다.
하지만 전문 플랜트 업체로 우뚝 서겠다는 목표로 수익금 100%를 재투자했다. 매년 초 전년대비 150~200%의 매출 증대 목표를 세웠으며, 창업 이래 줄곧 목표를 달성했다.
신뢰를 가장 중요시 한만큼, 회사의 성장 목표와 직원들과의 약속도 지켜 나가야 할 책무였기 때문이다.
신뢰 경영은 거래처들에게 믿음을 주기 시작했으며, 창업 첫해인 2008년 7건 9억여원에 불과하던 주요 공사실적이 2010년 24건 60여억원, 2012년 42건을 기록하고 창업 6년만인 지난해 연매출 320억원의 어엿한 중견업체로 성장했다.
매년 150~200%의 성장세를 유지해 왔지만, 때로는 덤핑입찰에 따른 피해 등을 감수하느라 대표를 비롯한 임원들은 수년간 현장기술자들의 절반 수준의 임금만 가져가는 고통을 감수해 왔다.
하지만 안정보다는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투자를 계속 확대했으며, 2011년 완주에 1만8000㎡ 면적의 공장을 임대해 제2공장 생산가공라인을 완비하고, 탄천공장도 확장했다.
지난해부터는 해외시장 공략을 준비하기 위해 임대했던 완주 제2공장을 정리하고, 군산 국가산업단지로 확장 이전했다.
군산공장 면적의 3분의1 가량인 탄천공장에서는 일반건축물을 취급하고, 군산에서는 생산직 60명과 관리직 28명 등 80여명의 직원이 산업플랜트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필리핀에 사료공장이 건립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현지로 날아가 수주전에 뛰어들어 저가공세에 나선 중국업체 등을 따돌리고 수주에 성공했다.
해외 수주를 전문으로 하는 상사를 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에서 직접 수주하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수주액 4억여원으로 비록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첫 수출의 물꼬를 트고 지난 4월까지 군산공장에서 플랜트를 제작해 컨테이너에 싣고 선박을 이용해 마무리 하면서 해외 시장에 눈을 뜨는 소중한 경험이 체험했다.
이를 계기로 필리핀 현지 수주활동을 계속 추진 중에 있으며, 현재 필리핀 클라크 지역에 들어서는 물류센터와 관련된 150억원 규모의 플랜트 수주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등 필리핀 현지법인 설치까지도 고민하는 상황이 됐다.
● 성치수 군산공장장 "직원들이 주인의식 갖도록 자율적 근로체계 구축 힘써"
“현재 진행 중인 50억짜리 프로젝트 하나가 불과 수년전만 해도 연간 매출이었습니다”
성치수(46) 군산공장장은 회사의 성장세를 이 한마디로 표현했다. 그만큼 쉼없이 달려온 7년이었다.
그는 “복잡한 생산구조와 공정라인을 완성했을 때 느끼는 만족감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고 플랜트 산업의 매력을 설명했다.
지난 20여년간 철골업을 하며 산전수전을 다 겪어 온 성 공장장은 7년 전 서선교 대표를 만나면서 가슴 속에 묻어 두었던 꿈을 다시 키울 수 있게 됐다.
매출의 핵심인 수주는 서 대표가 전담하고 성 공장장이 공주와 군산을 오가며 회사를 관리하는 등 찰떡 궁합을 보이고 있다.
마진율이 줄어도 정품만을 고집하는 뚝심과 직원들과의 신뢰가 품질 향상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하며 매출목표는 물론 복지 등 직원들과의 약속도 7년째 지켜나가고 있다.
성 공장장은 “단순한 일반 공사에 비해 전문 플랜트 분야는 배관과 라인 등을 설계하고 완성해 가려면 높은 기술력이 요구됩니다. 이 때문에 화학이나 발전 분야 진출에 대비해 전문인력 영입을 추진 중입니다”며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일해 나갈수 있는 기반 구축에 역점을 두고 주인의식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습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군산으로 공장을 이전한지도 만 1년이 훌쩍 넘었다”며 “군산국가산단은 인프라가 갖춰져 수출을 지향하는 회사와 안성맞춤이고, 산업단지관리공단 등 기업지원 기관이 지척에 있어 편리한 점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기업과의 상생협력을 위한 행정적 지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2015년 180%의 매출 성장 목표를 잡았다는 그는 “조만간 필리핀을 거점으로 해외진출이 본격화되고, 내년에 목표를 달성하고 이듬해까지 이를 유지한다면 창업 10년 후 이루겠다던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