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로 공을 내려치는 순간
골퍼는 날아가는 공에서 자기를 본다
공이 날아가는 거리보다
눈으로 보는 거리가 더 멀고
잔디 위를 굴러가는 공보다 내가 먼저
홀 속으로 들어가 공을 기다린다
아슬아슬 홀을 빗나간 공이 있기에
골퍼는 또다시 완벽한 내일을 꿈꾼다
공이 어떻게 날아가는가,
홀이 어떻게 공을 받아들이는가를 알고
그 공 속에서 내 혼을 볼 때
나는 비로소 명 골퍼가 된다
*이희정 시인은 2003년
<문예사조>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여름밤>
등 3권이 있다.
여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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