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현재 기준으로 전국에는 819곳의 재난위험시설이 있다고 한다. 이 가운데 전북지역은 이들 전체의 8.7%인 71곳에나 달하고 있다. 소방방재청이 새정치연합 정성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는 상대적으로 인구와 지역이 많거나 넓은 서울과 경기, 인천에 이어 네 번째 많은 것이다. 유형별 시설은 아파트가 49곳으로 가장 많은 것을 비롯해 교량 14곳, 연립주택 5곳, 판매시설 2곳, 그리고 공공청사 1곳이 재난위험시설이라고 한다.
선진국 운운하며 안전사회를 추구하는 작금의 대한민국에서 적지 않은 시민들이 이런 낡은 시설에서 생활하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시민들을 위험과 불안에 노출시키기는 고속도로도 마찬가지다. 도내 고속도로 내 터널 47곳 중 11곳이 교통사고 또는 화재 발생 때 현장에서 벗어나기 위한 피난연결 통로가 없다는 보도가 있다. 익산~장수 간이 미설치 구간이 가장 많고, 대전~통영, 완주~순천, 호남·88고속도로의 순으로 피난연결 통로가 설치되지 않았다고 한다. 당장 추석 명절에 이동할 때 차량 운전자들은 각별히 주의를 해야 할 따름이다. 사회 전반의 안전 불감증도 역시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달 새만금방조제 신시배수갑문 인근 해상에서는 어선이 전복돼 3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 참사가 벌어졌다.
이렇게 재난위험시설에 대한 근본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도 수없이 반복됐다.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재난위험시설은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크나큰 해악(害惡)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위험시설이 사각지대에서 도사리게 해서는 안 된다. 그럴수록 피해자가 속출하고 피해규모도 커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안전기준만 따질 게 아니라 시설을 더 보강할 게 없는지, 비상시 공무원들의 대처 훈련은 제대로 돼 있는지 점검하고 취약점을 고쳐 나가야 한다. 가장 큰 비극은 언제나 인재(人災)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