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문화예술가-퓨전국악팀 '앙상블 어쿠스틱'] 서양악기로 듣는 자연스러운 전통가락

전자 악기 지양…대중 듣기 편한 연주 / 23일 소리전당서 근로자 위한 음악회

▲ 지난 3월 앙상블 어쿠스틱이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디지털시대에 아날로그적 감성을 고집하는 ‘앙상블 어쿠스틱’은 민속악의 대중화를 기치로 퓨전(fusion)국악을 선보이고 있다. 국악기를 따라 피아노와 바이올린, 기타가 우리네 장단을 연주한다.

 

대표·피리 허진(34), 피아노 김종수(30), 기획 이창원(29), 대금 임성애(29), 가야금 조기순(29), 타악 오흥민(28), 바이올린 최하람(27) 씨로 이뤄진 이들은 스스로를 ‘음악하는 젊은 청춘이 모여서 만든 팀’이라 소개한다.

 

공연에 따라 객원 연주자와 소리꾼을 영입해 공연의 질을 높이고 있다. 특히 퓨전국악으로 활동하는 연주단 가운데 차별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획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창원 씨는 “지난 2월부터 기획을 맡았다”며 “요즘은 퓨전 국악단이 많아 관객이 주가 되는 공연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공연에서 관객과 같이 무대를 꾸미는 프로그램 등으로 우리 팀만이 낼 수 있는 색깔을 내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0년 결성한 어쿠스틱은 이름 그대로 전자악기를 제외한 어쿠스틱 악기들로 연주한다. 전자 악기에 의한 기계적인 소리가 아닌 악기 본연의 자연스러운 음악을 추구한다.

 

젊은 연주자들이 주로 활동하는 퓨전국악에 대해 허진 씨는 “무슨 음악이든 들었을 때 듣기 좋아야 하는데, 여기에 기본기로 전통적인 유래와 숨은 의미를 담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양악기 연주자들은 전통 가락을 연주하기 위해 시행착오를 거치며 팀에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했다.

 

최하람 씨는 “서양악기는 4분의 4 또는 4분의 3 등으로 박자가 정해져 있는데 국악은 덩더쿵덕 등 장단으로 연주를 해야 해서 감이 다르다”며 “현재는 익숙해졌지만 지난해 8월 처음 팀에 합류했을 때는 해금 악보를 보며 연습했는데 자꾸 틀려서 눈치를 보고, 소리를 외워서 하곤 했다”고 들려주었다.

 

애초 어쿠스틱은 허진 씨와 작곡가 김백찬 씨가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대중이 듣기 편안 음악을 다양하게 해보자라는 뜻을 모았다. 두 사람은 전북대 입학 선·후배로 김 씨는 허 씨가 음악을 지속하도록 힘을 주는 존재다. 허 씨의 첫 독주회 때도 김 씨가 선물한 곡이 현재 어쿠스틱의 대표곡인 ‘창부가’다.

 

이후 어쿠스틱은 여건과 악기에 따라 멤버들을 교체 영입했다.

 

어쿠스틱은 동시대성과 즐거움을 표방하며 대중과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임성애 씨는 “현대인의 감성에 맞는 음악에 전통의 멋을 더해 국악인만이 아닌 대중이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연주하고 있다”며 “한국 음악을 한국인이 듣지 않는다면 발전이 없는 만큼 국악에 대해 지루하고 대중적이지 못하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어쿠스틱을 통해 긍정적인 시각과 높은 관심을 지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더불어 음악간 융합이 아닌 다른 분야와의 접목도 시도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전북도청 광장에서 열린 ‘우리가락 우리마당’ 무대에 선 뒤 오는 23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전북도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후원으로 ‘다난흥방(多難興邦)’을 주제로 연주회를 앞두고 있다.

 

허진 씨는 “‘많은 어려운 일을 겪고서야 나라를 일으킨다’는 말처럼 힘든 시기를 딛고 신명나는 기운으로 승천한다는 이야기를 담아 예술과 산업의 만남으로 근로자를 위한 음악회를 기획했다”며 “장르 안에서만 퓨전이 아닌 음악을 토대로 다른 분야와 교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연도 관객과 이야기를 하는 것인 만큼 ‘그저 퓨전국악을 들어주세요’가 아닌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소통을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