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날들을 떠올리면
얼굴이 왜 이리 달아오르는지.
바람만 살며시 스쳐도
떨리고 붉어지고 하염없이
눈물이 나.
오늘은 몇 송이 첫눈 내리고
바람 불어 가장 추운 날인데
내 삶이 여기저기 휴지처럼
흩날리고 있어.
온 누리가 눈으로 덮이고
내 마음 잠시 가벼워지면
나는 다시 당신이 그리울까.
하얀 겨울 들판에 서서
우리들 봄을 노래할 수 있을까.
오늘 왜 이리 떨리는지 몰라.
내 영혼 서성대는지 몰라.
△김광원 시인은 1994년 〈시문학〉으로 등단. 시집 〈패랭이꽃〉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