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민들이 즐겨 찾는 덕진공원이 수질오염과 녹조현상 심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 전주 덕진공원.
평일임에도 공원 내에는 많은 시민들이 모여 담소를 즐기거나, 잔잔한 호수를 가르는 오리배에 몸을 싣고 유유자적 여가를 보내고 있었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다리에도 시민들의 발길은 잦았다.
하지만 가까이 호수면을 들여다보면 짙은 녹조가 끼어있고, 때때로 심한 악취도 풍겼다.
이모씨(64·전주시 송천동)는 “최근 들어 녹조현상과 악취가 심해진 것 같다”면서 “한때 전주의 명소로 꼽혔던 덕진공원이 쇠락한 것은 수질오염이 심화됐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전주시 등에 따르면 덕진공원 호수의 수질등급은 시기별로 ‘보통에서 매우 나쁨’수준을 오르락 내리락하고 있다.
최근에는 녹조현상이 심해, 지역 시민·사회단체에서 관련 보고회를 열고 수질개선을 위한 수로 개설 및 빗물활용도 높이기 등의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개발사업으로 인해 덕진공원과 외부 수로 사이 물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수질오염과 녹조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자연상태 빗물의 활용도가 떨어지고, 오염된 빗물을 정화할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은 점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김강주 군산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덕진공원의 수생태계 복원을 위해서는 우선 오염되지 않은 빗물이 자연스럽게 덕진공원으로 유입되도록 하는 시설이 구축돼야 한다”면서 “인공적인 방법으로 수로를 조성하는 것보다 자연순환법을 택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수생태계복원의 첫 걸음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주시는 비점오염 저감사업을 통해 빗물로 인한 수질오염을 줄여, 장기적으로 덕진공원 수생계복원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주시 관계자는 “공원으로 유입되는 물 자원이 적기 때문에 수질오염·녹조현상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면서 “환경부에 비점오염 저감사업에 필요한 국비를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예산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빠르면 2016년부터 사업이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