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중요한 감독 기능을 하는 감리업체 대부분이 감리 결과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해 제출하고 있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이 소방방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시·도별 소방공사 감리업체 행정처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1년부터 올해 7월까지 소방공사 감리업체의 행정처분 현황은 총 259건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전북지역은 20개 소방공사 감리업체가 18건의 행정처분을 받았다. 전북지역의 감리업체 수 대비 행정처분 비율은 전국 최고치라고 한다.
문제는 적발 사유인데 감리원 미배치 및 배치기준 위반이 2건으로 나타났고 나머지 16건은 허위보고를 했다가 적발돼 행정처분을 받았다.
현행 소방시설공사사업법 제20조에 따르면 소방공사 감리업자는 감리 후 그 결과 보고서를 당국에 제출하게 돼 있다. 소방공사는 소방설계업체가 작성한 소방도면을 바탕으로 공사를 하고, 이 과정에서 감리업체는 도면을 검토하고 공사현장이 도면대로 공사되고 있는지 감독기능을 발휘하는 한편 감리일지를 작성해서 소방서에 제출한다.
그런데 이 감리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해 제출한 것이다. 이는 감리업체와 시공업체가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짝짜꿍이 돼 있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 더구나 감리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했다면 이는 범죄행위이다. 감리업체가 엉터리로 일을 했다는 것 밖에 안된다.
소방공사가 허술한데도 감리업체가 이를 제대로 걸러내지 않고 묵인하면 소방시설 공사가 부실하게 이뤄질 수 있고 이는 결국 화재 및 재난에 취약한 건물로 결과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국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부실감리에 대한 처벌이 너무 경미한 것도 문제다. 감리 결과보고서를 허위로 제출한 업체가 받는 벌칙은 ‘200만원 이하 과태료’에 불과하다.
감리부실은 감리업체의 직무 유기이자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소방공사 감리부실과 관련한 벌칙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 뒤늦게나마 정청래 의원이 소방공사감리업법 개정안을 마련하겠다고 하니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