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용기 의원(대전 대덕)이 내놓은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북지역 장애인 성범죄의 가해자가 44명이었다. 2009년 20명, 2010년 21명, 2011년 16명, 2012년 26명이었던 것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4년 전에 비해서는 무려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올해 8월 현재 벌써 26명에 달한다.
전북지역 장애인 성범죄는 주로 가까운 주변 인물들에 의해 장애인시설과 주택 등에서 저질러졌다.
전북판 도가니 사건도 많았다. 7년 전에 터진 김제 영광의 집 사건, 얼마전 사법처리된 전주 자림원 사건은 도가니 이상의 충격을 주었다.
김제 영광의 집이나 전주 자림원 모두 장애인 수용시설이다. 하지만 원장 등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거동이 불편하고 의사 전달 능력이 떨어지는 여성 장애인들을 마구 성폭행했다.
경찰과 검찰, 행정당국의 대응도 늦었다. 영광의 집 사건의 경우 장애인단체들이 전주지방검찰청 앞에서 불편한 몸을 이끌고 시위를 해도 제대로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미온적으로 대응하다 뒤늦게 수사에 착수, 원장 일가를 처벌하고 시설은 폐쇄 조치했다.
전주 자림원 사건도 마찬가지였다. 자림원장 등이 지난 7월 징역 15년 형을 선고받는 등 엄벌에 처해졌지만 당국이 조금 일찍 관심을 가졌다면 장애인 피해를 다소나마 줄였을 것이다.
인면수심의 장애인 성폭력은 마을 성인들에 의해 집단적으로 저질러지기도 했다. 지난 2012년 무주에서는 지적장애가 있는 13세 여자아이가 자신의 집에서 4년간 아버지·할아버지뻘 마을 주민들로부터 성폭행당하는 충격적 사건이 발생 했다. 가해자로 처벌된 마을 주민 5명 중에는 피해자의 친구 할아버지, 아버지의 지인도 포함됐다. 이웃의 범죄 사실을 알고 신고하기는 커녕 자신도 범죄를 저질렀다.
성범죄 피해 장애인들은 언어와 신체가 자유롭지 않았고, 쉴 곳이 마땅찮은 경우가 많다. 가해자들은 세상에서 가장 악랄하고 비열한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영화 도가니 이후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전북지역 장애인 성폭력 범죄가 오히려 큰 증가세에 있는 것은 지역사회에 부끄러운 일이다. 당국은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에 대한 수사와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또 더 이상 악질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대책을 세워 즉각 실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