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이 변하도록 한국 카누 1인자 자리를 지켜온 이순자(36·전북체육회)가 끊임없는 도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순자는 29일 경기도 하남 미사리 카누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카누 여자 카약 4인승 500m와 1인승 500m 결승에서 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카약 2인승 500m 동메달 이후 자신의 두, 세 번째 아시안게임 메달을 하루 만에 쓸어담은 날이었다.
2000년부터 2012년까지 전국체전 카약 1인승 200m 13연패를 달성한 한국 1인자 이순자일지라도 다시금 정상에 서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이순자는 경기 후 “정말 이번 대회를 마지막이라 보고 열심히 한 결과”라며 “띠동갑 이상 나이 차이가 나는 후배들과 하면서 자신과의 싸움도 많이 했고 부상도 있었지만 주변의 격려로 극복했다”고 돌아봤다.
이순자가 ‘부상’이라는 단어로 설명한 부분은 어깨, 허리, 발목이다.
상체, 몸통, 하체의 주요 관절을 모두 다치면서도 카약 패들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던 것은 만족을 모르는 치열한 도전 정신 때문이거나 덕분이었다.
이순자는 “한 번도 스스로 축하하거나 만족한 적이 없다”며 “도전할 수 있는 정신이 중요하다. 운동을 하고 있다면 도전은 항상 있어야 한다”고 지치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서도 2010∼2012년 3년간의 국가대표 공백기를 뒤로하고 복귀해 8년 만에 아시안게임 메달을 다시 목에 건 자신이 기특했는지 “한번 쯤은 ‘이순자, 너는 최고다’라고 말해주고 싶다”면서 웃었다.
함께 미사리를 은빛으로 물들인 세 후배 김유진(24), 이민(20·이상 대전시체육회), 이혜란(23·부여군청)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이순자는 “훈련 과정이 무척 힘들었는데, 생각했던 것만큼 시합을 잘할 수 있어서 기쁘다. 저보다는 후배들이 잘해줬다”고 치켜세웠다.
이번 대회를 마지막이라고 보고 달려왔다는 이순자이지만 어디가 그의 끝일지는 아직 모른다.
이순자는 “사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마치고도 마지막이라는 이야기를 했다”며 “4년 뒤 아시안게임에 나갈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 상황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면 모를 일”이라고 지치지 않는 도전 정신을 담아 말했다.
이순자는 조용한 곳에 카약을 띄워놓고 눈을 감은 채 패들로 물살을 가르는 소리가 마치 노랫소리 같아서 그 매력에 푹 빠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카약은 많이 발전해왔고, 더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며 “많은 투자가 따른다면 메달 수도 많으니 효자 종목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이 사랑해 마지않는 카누의 발전을 염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