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비 인상할 만큼 일 제대로 했나

내년도 자치단체 예산 편성을 앞두고 지방의회마다 의정비 인상을 집행부에 요구하고 있다. 이맘 때가 되면 매년 반복되는 일이다. 또 도의회는 비난 여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먼거리 의원들의 관사 매입비를 추경예산에 반영시켰다. 지방의원들이 주민의견을 무시하고 젯밥에만 관심을 갖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의정비 인상에 의견을 모은 지방의회는 전북도의회와 전주 정읍 남원 김제 완주 진안 장수 임실 순창 등 9개 시·군의회다. 의정비 동결을 결정한 지방의회는 한 곳도 없다. 군산 익산 고창 등 아직 의정비 문제를 결정하지 못한 5개 시·군의회도 조만간 인상 카드를 꺼낼 것이라고 한다.

 

현재 도의원 의정비는 4920만원, 기초의회 의정비는 3902∼3020만원이다. 전국적으로 동일하게 책정된 의정활동비(광역의회 1800만원)에 각 시·도별로 산정되는 월정 수당(전북도의회 3120만원)을 합한 액수다.

 

지방의원들은 지난 6년 동안 의정비가 동결됐으니 이번에는 인상시켜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뛰어난 의정활동 실적도 아니고, 오랫동안 동결했으니 인상시켜야 한다는 논리는 명분이 약하다.

 

지금 경제 환경은 매우 좋지 않다. 자영업자들은 영업이 안돼 울상이고 서민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은 6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게 없다.

 

또 하나는 의정활동이다. 과연 주민들이 고개를 끄덕일 정도의 좋은 활약을 보였는 지 뒤돌아 봐야 한다. 의정비를 인상할 만큼 도민 눈높이의 의정활동을 했다면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주민 세금으로 관사 매입과 해외 여행 등 찾아 먹을 건 꼭꼭 찾아 먹고도 의정비 인상을 주장한다면 설득력이 없다.

 

의정비는 지방의원들의 월정 수당이다. 일한 만큼 받는 게 당연하다. 의정비를 인상할 만큼 일을 열심히 했는지 도민 평가가 우선이다.

 

지방의회가 권력화돼 있다는 비판이 많다. 권력화되면 남에게는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하고 자기 자신한테는 너그러운 폐단이 있다. 지방의회는 예산 심의권이라는 막강한 무기를 갖고 있다. 이 권한을 수단으로 의정비 인상을 몰아부쳐서는 안된다.

 

지방의회는 주민 동의가 최우선이라는 사실을 망각해선 안된다. 경제적 여건이 어렵고 뛰어난 의정활동도 없는 상황에서 의정비 인상에 집착하는 건 너무 이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