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그린 먹의 풍경

임섭수 한국화가, 교동아트서 개인전

▲ 임섭수 作 ‘노을’
한국화가 목원 임섭수 씨(75)는 나이로 보면 70대 후반을 바라보는 원로에 속하지만 작품에 대한 열정은 젊은이들 못지 않다. 30대 후반의 늦은 나이에 붓을 잡기 시작했기에 그만큼 작품활동에 대한 에너지가 넘치는지도 모르겠다.

 

마흔 여섯의 나이에 군산대 미술대에 진학한 목원은 홍익대 대학원에서 문인화의 골법용필에 관한 연구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는 등 나이를 무색케 하는 학구열을 보이기도 했다. 작가로 입문한 후 38년에 걸쳐 원로작가 초대 및 단체전 등 각종 초대전에 100여회 넘게 참여해온 그가 2년 만에 다시 개인전을 갖는다. 7번째 개인전 ‘손끝보다 마음으로’(7일부터 12일까지 전주 교동아트미술관).

 

작가는 “길고도 험난한 세월을 잘 견디어 낸 것 같다”며,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내 삶의 기둥이고 기쁨이며 행복이었다”고 전시회 인사말에 부쳤다.

 

그의 작품은 짙푸른 밤하늘에 뜬 달과 잔잔히 흐르는 물, 고목매화에 핀 홍매의 가지 뻗음 등 화면가득 표현하는 생명력이 넘친다. 거칠고 투박한 붓질로 돌산과 나무, 흐드러진 꽃과 화면 가득한 안개 등을 풍부한 먹의 농담으로 원근감을 살려 사실감 있게 묘사해왔다. 색깔을 많이 쓰는 것도 그의 작품 특징이다. 서양화와 같은 색깔을 쓰더라도 동양적인 느낌이 우러나며, 수묵화임에도 현대적인 감성이 묻어난다.

 

그는 특히 근래들어 문인화에 천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한국화와 문인화를 잘못 이해하는게 안타깝습니다. 사군자를 그려야만 문인화로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풍경 속에서도 얼마든지 문인적 정취를 드러낼 수 있습니다.”

 

그는 이번 개인전에서도 문인화를 배우는 후배들에게 문인화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한국화의 기본 바탕이 문인화의 정신에 있으며, 그 정신은 깨끗하고 맑은 정취, 동양적 사유와 철학이라는 그의 작품관을 이번 전시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100호의 대작 5점을 포함해 20여점이 전시된다. 오픈식은 7일 오후 5시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