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15일 전북혁신도시에서 신청사 개청식을 갖고 본격적인 전북시대를 시작한 농촌진흥청이 개청 한 달을 맞고 있다. 국립농업과학원을 포함해 국립식량과학원·국립원예특작과학원·국립축산과학원 등 산하기관의 전북혁신도시 이전이 내년 8월까지 모두 완료되면 농촌진흥청의 전북 이전으로 지역인재와 주민들의 취업기회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농촌진흥청 이전으로 종자산업 R&D 인프라 구축을 위한 김제 민간육종단지와 익산 국가식품 클러스터 등이 연계되면 전북은 명실상부한 농업생명의 허브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청사 개청식과 국정감사 등 한 달 새 매우 바쁜 일정을 소화한 이양호 농촌진흥청장을 지난 10일 만나 그동안의 소회와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52년간의 수원시대를 마감하고 전북시대를 개막했습니다. 전북혁신도시 이전 감회와 새 출발하는 각오는 어떠신지요.
“전통적인 농도인 전북은 신성장동력의 원천으로 농생명연구의 메카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전북혁신도시 신청사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원년을 맞아 우리 농업·농촌이 대도약하는 전기를 마련하고, 특히 농촌진흥청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고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조직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현재까지의 기관 이전 진척 상황은 어떻습니까.
“전북혁신도시 이전을 위해 2011년 7월에 공사를 시작한 이래 농진청 본청과 국립농업과학원의 이전을 완료됐습니다. 나머지 소속기관인 국립식량과학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국립축산과학원도 현재 공정률 약 75%로 계획대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내년 2월 완공 예정으로 내년 3월부터 전북혁신도시로 본격 이전할 예정입니다.
-직원 이주 현황과 향후 계획은 어떤지요.
“현재 약 900여명의 직원이 전주로 이전했으며 이 중 약 35%가 가족과 함께 전주에 새 둥지를 틀었습니다. 내년 3월 이후 전기관의 이전이 완료되고 교육 등 정주여건이 개선되면 대부분의 직원이 가족 동반으로 정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농진청의 전북이전이 지역경제 생산 유발효과와 고용창출 등 지역발전을 견인할 것이란 기대가 높습니다.
“농진청은 중앙행정기관으로 정규직은 공개채용으로 선발하고, 농업연구 현장에서 시험연구를 보조하는 인력은 전북도민 중심으로 채용하고 있습니다. 청사 이전 후 우리 청 홈페이지에서 운영하는 인력풀인 인력뱅크 회원 7000여명을 대상으로 8월말에 461명을 채용했고, 9월 초에 장애인근로자 32명을 채용했으며 10월 초에도 153명을 추가 채용했습니다. 아울러 국립식량과학원 등 3개 기관의 이전이 시작되는 내년 2월 초에는 약 400여명의 인원을 일괄 채용할 예정입니다.”
-농진청이 추진하고 있는 각종 연구사업의 전북지역 확대 등 전북 농업인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협력 계획은 있으신지요.
“개청식 후 전북지역 13개 시군 19개 경영체에 대해 농업경영, 농산물마케팅, 브랜드관리, 조직관리 등 분야별 전문가를 투입해 현장 밀착형 경영 및 마케팅 컨설팅을 처음으로 실시했습니다. 농진청 이전으로 연구현장에서 개발된 최신 생산기술뿐만 아니라 경영과 마케팅기술이 전북지역 영농현장에 바로 접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농진청은 전북도 농업기술원 및 전북지역 대학과도 긴밀하게 협력해 지역농업 발전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농진청의 전북혁신도시 이전으로 농업 및 식품 유관기관, 도내 대학 및 지자체 등과의 관련분야 공동연구 개발을 위한 협의체 구성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농진청이 협의체 구성에 주도적으로 나설 의향은 없으신지요.
“전북을 농업의 실리콘 밸리로 육성하는 데 필요한 현안 공유 및 대안 모색 등 상호협력을 위해 ‘전북 농업연구협력 협의체’(가칭) 출범을 위한 실무추진단 회의를 농진청 주도로 오는 17일 개최할 예정입니다. 전북도, 전북농업기술원, 국가식품클러스터지원센터, 전라북도생물산업진흥원, 한국원자력연구원(첨단방사선연구소) 등 11개 기관이 참여합니다. 협의체 구성을 통해 전북지역 대학, 연구기관, 기업체와의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해 농진청 이전에 따른 지역의 농업과학기술 발전 및 경제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최근 기상이변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대응책은 어떻게 추진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과 재해가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온도, CO2 및 강수량 등)에 따른 작물별 생산성 등 영향평가와 안정적 작물 재배적지 재설정 등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에따라 신 기후변화 시나리오 기반 디지털 미래농업기후도를 완성했고 고랭지배추, 난지형·한지형 마늘, 감자, 참다래 등 5종을 대상으로 신 기후변화 시나리오 기반 주요 원예작물 재배지 변동 예측지도를 제작했습니다. 기상재해, 병해충, 고온 등에 적응성이 높은 품종을 개발하고 기상재해 피해 최소화를 위해 기상재해 조기경보 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농업의 6차 산업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계획하고 계신지요.
“농업·농촌의 6차 산업화에 필요한 기술 개발, 생산·가공·체험, 관광·외식 등을 연계한 6차 산업화 모델 정착, 현장 전문가·리더 양성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전북은 6차 산업화를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지역으로 알고 있습니다. 농진청에서도 전북에 적절한 R&D, 시범사업 등을 지원해 농업의 핵심정책인 농업·농촌의 6차 산업화가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청의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도민들께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은.
“농진청의 전북 이전을 환영해 주시고 따뜻이 맞이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전북혁신도시에서 강화된 첨단연구시설과 전 직원의 열정 및 의지로 지역의 농식품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전북농업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농진청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고,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전북 도민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 이양호 청장은 정부 농업 핵심부서 두루, 농협법 개정 마무리 지어
경북 구미 출신인 이양호 농촌진흥청장(55)은 대구 영남고와 영남대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1982년 제26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다.
주 OECD 대표부 1등 서기관, 농림부 행정관리담당관, 기획예산담당관, 조직인사담당관, 홍보관리관, 농식품부 농업정책국장, 식품산업정책실장, 기획조정실장 등 농업정책 전반에 대한 핵심부서를 두루 거쳤다. 농업정책 핵심 파트에서 일하면서도 아랫사람에게 항상 귀를 열어두는 넉넉한 리더십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온화하고 조용한 성격이지만 업무 추진에 있어서는 꼼꼼한 일처리로 직원들의 신망이 두텁다는 평이다.
이 청장은 농식품부 근무 당시 여러 이해 관계가 얽혀 있었던 농협법 개정을 마무리 지은 정책·기획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2011년 농식품부 농업정책국장으로 일하면서 당시 기획조정실장이던 박현출 전 농진청장과 함께 농협중앙회를 설득하고 기재부 등 관계부처의 이견 조정을 통해 논란이 많았던 농협의 신용과 경제 분야를 분리시킨 농협법 개정을 마무리 지었다.
전북혁신도시 이전과 함께 사실상 농진청 전북시대의 초대 청장 역할을 맡은 이 청장이 국가와 전북 발전에 기여하는 농촌진흥청의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어떻게 구축해 나갈 것인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